【 청년일보 】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까지 공개적으로 ‘AI(인공지능) 버블’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한국거래소에선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어, 증권업계 일각으로부턴 이에 대해 증시 변동성을 심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코스피 5000 시대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AI 버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지수 상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특정 테마 쏠림과 과도한 기대가 누적될 가능성에 대해선 경계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로봇 등 AI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실적 개선 기대와 글로벌 AI 투자 확대 흐름이 맞물렸지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 24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어 증권업계 일각에선 현 시점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거래규모 증가로 인한 유동성 확대 효과보다 거래 시간 분산에 따른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버블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거래시간을 늘리면 시장이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가 시간대별로 분산되면 특정 구간에서는 매수·매도 대기 물량이 충분히 쌓이지 않을 수 있다”며 “이른바 호가층이 얇아지면 상대적으로 작은 주문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가가 두텁게 쌓여 있으면 일정 규모의 매매에도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지만 물량이 적으면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정규 거래 마감 시간이 30분 연장됐지만,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현재 증시는 차익 실현 등에 따른 조정 시 변동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조정 발생 시 리스크도 높은 상황”이라며 “거래시간 연장으로 인해 개인이 대응하지 못하는 새벽 시간에 기관 및 외국인이 매매를 진행할 경우 개미 투자자들은 피해를 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을 발표하며 올 6월을 목표로 주식시장에 프리·애프터 마켓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후 내년 말까지 24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노동조합에선 이에 대해 노무 및 비용 부담을 근거로 강경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증권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이를 추진해 나갈 거라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소는 “거래 시간 연장을 통한 글로벌 투자자 유치 경쟁에 대응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2027년 12월을 목표로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황을 포트폴리오에 조기에 반영하려는 국내외 투자자 수요를 조속히 충족시켜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라고 발표했다.
과열 신호가 감지되는 시장에서 제도 변화가 실제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증권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