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넥슨이 지난해 연간 4천751억엔(한화 약 4조5천72억원, 100엔당 948.7원 기준)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다시 한번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시장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한 지점은 단순한 외형 성장에 머물지 않는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동시에 내놓은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성장'과 '보상'을 함께 가져가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숫자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12일 실적 발표와 함께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기주식 3천648만7천500주를 이달 27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약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 보유가 아닌 '전량 소각'이라는 결단은 주당 가치(EPS) 제고를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조치는 앞서 발표한 1천억엔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의 마침표이기도 하다. 넥슨은 지난해 2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뒤 올해 1월 28일 마지막 250억엔 상당의 매입을 완료했다. 그리고 매입한 물량을 한 주도 남기지 않고 소각하기로 하면서, '벌어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실행에 옮겼다.
현금 배당 역시 대폭 확대됐다. 넥슨은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주당 45엔으로 확정했다. 전년(22.5엔) 대비 정확히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연간 주당 60엔 배당이라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환원 정책으로 이어가겠다는 신호다.
이 같은 배경에는 탄탄한 현금 창출력이 자리한다. 넥슨은 지난해 8년 연속 연간 1천억엔 이상의 영업 현금흐름을 기록했고, 연말 기준 현금 잔고는 8천억엔을 넘어섰다. 회사는 영업이익의 33%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쌓아둔 현금을 전략적 투자와 주주 보상에 병행 배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실적의 질적 개선도 눈에 띈다. 신작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15주 만에 1천400만장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북미·유럽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하면서 특정 지역에 편중됐던 수익 구조를 크게 완화했다. 글로벌 확장성과 IP 경쟁력이 동시에 입증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한다. 실적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과감한 환원 정책을 병행함으로써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던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동시에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시장에 각인시키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강력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성장 투자와 전략적 자본 배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자본 효율성을 한층 더 높여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넥슨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크게 벌고, 그 결실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것이다. 숫자로 증명한 성장과 실행으로 보여준 환원 전략이 향후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