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카드업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맞춰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적용할 내부 통제 기준을 담은 통합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하고, 올 상반기 중 기술 검증에 착수하는 등 제도화 이후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 시장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25일 회원 카드사를 대상으로 2차 TF 결과 보고회를 열고, 약 두 달간 논의한 통합 가이드라인 초안과 향후 일정을 공유했다.
2차 TF는 지난 1월 출범해 운영돼 왔다. 1차 TF가 업계 차원의 대응 전략과 제도 정비 방향을 점검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2차 TF는 실제 결제 적용을 전제로 한 세부 실무 기준 마련에 무게를 뒀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고객확인(KYC), 트래블룰(가상자산 이동 시 정보 공유 원칙) 등 가상자산 관련 핵심 규율이 포함됐다. 카드 결제에는 이미 FDS·AML 체계가 구축돼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을 전제로 한 별도 기준은 없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기본 틀을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FDS나 AML은 기존 카드 결제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에는 별도의 기준이 없어 협회가 초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다음 단계로 PoC에 착수한다. 기존 원화 기반 카드 결제 내역을 스테이블코인 형태로도 처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달 중 PoC 수행을 위한 용역 업체를 선정하고 약 3개월간 진행해 상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TF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결제 가능 여부를 기술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라며 “검증이 끝나면 각 카드사가 이를 토대로 가이드라인 보완과 사업화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검증은 ‘유통 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제화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카드 결제 시스템에 연계할 수 있는지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발행 단계까지 포함한 모델은 중장기 과제로 남겨뒀다.
카드업계는 장기적으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참여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발행 기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서비스 확장성에서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이같은 입장을 금융위원회에도 전달한 상태로, 향후 법제화 논의 과정에서 추가 건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법제화 여부와 관계없이 준비는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2차 TF에서 실무적인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며 “가맹점 망을 보유한 카드업계 특성상, 코인이 제도화되면 결제 유통 단계에서 카드사를 거치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카드사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가맹점 네트워크가 스테이블코인 결제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영역에서도 일부 PG사를 제외하면 전국 단위 결제 인프라는 카드사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다.
향후에는 지역화폐·소비쿠폰 등 정부 정책 사업과의 연계, 카드 포인트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구조 등도 사업 모델로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가이드라인 보완과 법제화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TF가 꾸려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기술 검증을 마무리한 뒤, 법제화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사업화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