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에 사모펀드(PEF) GP(업무집행사원) 업무를 정관에 명시하도록 권고하면서 증권사들의 정관 정비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GP는 펀드 운용과 투자 의사결정, 경영 참여를 책임지는 핵심 주체를 의미한다.
최근 증권사들은 수수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와 경영 참여를 확대하며 GP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NH투자증권 및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 역시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정관 반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자율 정비를 우선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업계 전반으로 정관 정비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에 PEF GP 업무를 정관에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 기관전용 PEF 등록을 마치고 실제 펀드를 결성했음에도 정관 정비를 미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당 소식은 사실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삼성증권에 PEF GP 업무를 정관에 추가하도록 권고했다”며 “본래 삼성증권 측에서 자발적으로 기재했어야 마땅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PEF GP 업무를 정관에 추가하지 않은 사실이 커다란 위법사항이고 제재할 사항은 아니지만 주식회사라면 이 정도는 명확히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증권사들의 수익 모델은 수수료 중심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와 경영 참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사모펀드 운용사 SKS PE와 공동 GP(Co-GP)로 참여해 특수화학소재 기업 '수양켐텍'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5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종결했다. 하나증권 역시 191억 원 규모의 '충남 기업성장 벤처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지역 유망 기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이 증권사들이 성장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며 GP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전통적인 중개 업무 및 부동산 PF 대출을 넘어선 새로운 대안 투자 수단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다수의 증권사가 실제 GP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정관의 사업 목적에는 이를 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 및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기관전용 PEF를 통해 인수금융과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딜에 참여해 왔으나, 정관에는 해당 업무를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상태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GP 업무와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 중인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추후 금감원으로부터 의견이 있을 경우 내년도에 정관 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정관에 GP 업무를 사업 목적으로 명시하진 않은 것으로 확인 된다"며 "향후 금융당국의 기준에 맞춰 필요한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GP는 증권사들이 비교적 최근에 뛰어든 영역이고 기존 업무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증권사들이 정관에 반영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법상 법인은 정관에 사업 목적을 명기해야 하며, 이를 벗어난 사업 수행 시 내부적으로 책임 문제나 법적 분쟁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아직 GP 업무를 정관에 기재하지 않은 다른 증권사들에 대해 이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삼성증권 외에 아직 GP 업무를 정관에 기재하지 않은 다른 증권사들에 대해 정식으로 이를 지도할 계획은 잡혀 있지 않다”며 “이는 증권사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GP 업무는 일반적인 금융투자업과는 성격이 다른 데다 자본시장법상 별도의 등록이 필요한 영역인 만큼 형식적으로도 독립된 사업으로 정관에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삼성증권의 사례를 계기로 향후 이와 관련한 업계 전반의 정비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증권은 지난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집행사원 업무'를 사업 목적에 신규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접 투자와 경영 참여라는 생산적 금융을 실현하려면 그에 걸맞은 법적 토대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계약의 안정성을 위해 정관 정비는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