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DL이앤씨가 미국의 소형모듈원전(SMR) 선도 기업인 엑스에너지와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 선점에 나섰다.
DL이앤씨는 25일 엑스에너지와 약 1천만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양사의 협력 관계를 구체화한 성과로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를 완료할 방침이다.
SMR 표준화 설계는 원전 건설의 근간이 되는 핵심 작업으로 발전소 내 주요 설비의 상호 연계와 작동 방식을 구체화하는 공정으로 국내 건설사가 SMR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사례는 DL이앤씨가 처음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DL이앤씨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4세대 SMR 시장에서 기술적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엑스에너지는 기존 경수로와 차별화된 헬륨가스 냉각 방식의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완성되는 설계는 2030년 가동 예정인 초도호기를 비롯해 엑스에너지의 향후 프로젝트 전반에 표준 모델로 적용된다.
엑스에너지의 4세대 SMR 기술은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채택해 기존 수냉식 원자로보다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불활성 기체인 헬륨은 부식이나 수소 폭발 위험이 없고 상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계통 파손 우려를 낮춘다.
4개 층의 장벽으로 구성된 트라이소(TRISO) 코팅 연료 입자는 최대 약 1천600도를 견뎌, 냉각재 공급이 끊겨도 자연 대류와 복사만으로 원자로가 스스로 식는 피동형 안전 시스템을 구현한다.
운전 온도는 약 750도로 설계돼 기존 경수로보다 높은 40% 이상의 발전 효율을 달성하며, 고온 열을 활용한 청정 수소 생산 등 에너지 활용 범위를 넓혔다.
엑스에너지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와 워싱턴주에서 SMR 건설을 추진 중이며 생산된 전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에 공급될 계획이다. 엑스에너지는 아마존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거대 수요처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한, DL이앤씨와 엑스에너지는 SMR 건설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듈화 방식을 적극 도입한다고 밝혔다.
모듈화는 주요 부품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 효율을 높이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다. DL이앤씨는 세계 19개국에서 축적한 51.5GW 규모의 플랜트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SMR의 빠른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DL그룹 차원의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도 본격화된다. DL이앤씨가 설계와 조달, 시공을 담당하고 계열사인 DL에너지가 프로젝트 개발 및 운영을 맡는 시너지 구조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DL이앤씨는 단순 시공사를 넘어 사업을 직접 개발하는 디벨로퍼로 역할을 확장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 이하인 소형 원자로로 전력 공급과 탄소 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SMR 시장 규모는 약 75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설계를 넘어, 표준화된 SMR을 개발·설계하는 고도화된 사업 모델”이라며 “특히 엑스에너지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향후 4세대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하며 에너지 밸류체인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