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해 면세점 매출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24조8천586억원)과 비교해 71.6% 수준인 17조8천163억원이었다고 21일 밝혔다. 

이같은 불황은 중국 시장 부진과 이로 인한 다이궁(보따리상) 송객수수료율 상승이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이궁(代工)은 '물건을 대신 전달해주는 사람'이라는 뜻의 중국어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농산물 등을 소규모로 밀거래하는 보따리상을 일컫는다. 한국 면세점 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물건을 중국에서 판매해 차액을 수익으로 얻는다. 

다이궁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다이궁을 면세점으로 보내면 면세점은 이들이 구매한 상품 금액 일부를 송객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면세업계는 2016∼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중국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가 줄어들자 여행업계와 다이궁 송객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한중 항공 노선이 2019년 대비 6%까지 줄고 중국 소비까지 부진하며 면세점 사업자의 다이궁 송객수수료 협상력은 크게 약해졌다.

10% 중반대였던 다이궁 송객수수료는 코로나 사태 이후 40% 후반대까지 치솟아 면세점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면세점이 지불한 송객수수료는 3조9천억원으로 매출의 22%를 차지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조3천억원으로 5%에 불과하던 것에 비해 대폭 커진 수치다.

 

◆ 다이궁 송객수수료 완화 조짐

전문가들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다이궁 송객수수료율이 하락하면 면세점 협상력이 강화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 전망했다.

이진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 개선으로 다이궁 구매여력이 확대되면 면세점이 싸게 제품을 판매하지 않더라도 중국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이궁이 먼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업계에서도 다이궁 송객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송객 수수료 인하가 수익성 개선에서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텔신라 TR(면세점)부문 매출은 4조3천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전년(1천319억원) 대비 93.5% 급감했다.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지난해 매출은 3조4천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775억원)대비 대폭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이달부터 업체별 송객수수료 지급 현황·방식에 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 면세업계 마케팅 총력전 

면세점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현재 주 62회인 한국∼중국 항공편을 내달부터 주 100회로 늘린데다 이달 11일부터 중국인의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5월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이 해외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본다"며 "다이궁 송객수수료율이 조정되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내달 말까지 중국인 대상 오프라인 구매금액대별 유니온페이 10%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년 이상 로그인 기록이 없는 중국인 고객에 대해서는 포인트를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동남아 고객을 타깃으로 왕홍(크리에이터) 라이브 대전을 연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