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다올투자증권 [사진=다올투자증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938/art_16952606643343_10ea18.jpg)
【 청년일보 】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지난 20일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다올투자증권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양측의 보유 지분율로 볼때 경영진에 대한 책임공방을 두고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향후에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경영권 분쟁 조짐을 둘러싸고 앞서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회장과 이병철 현 회장간 일었던 경영권 분쟁 사례가 소환되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20일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김기수 대표는 이날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다"면서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근거로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를 비롯해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양도, 자산 처분 등의 행위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경영권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앞서 김기수 대표는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가 발생했을 때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당시 그는 "폭락사태 전부터 저평가 가치주를 눈여겨 보던 중 좋은 기회를 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다올투자증권 지분(김기수 7.07%, 부인 최순자 6.40%, 순수에셋 0.87%) 14.34%를 보유, 현재 2대 주주다. 1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의 보유 지분인 25.26%보다 약 11% 정도 적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에 대한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 양측간 지분율로 볼때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 이병철 회장 체제에 대한 경영책임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등 향후 양측간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올투자증권은 현재 다올자산운용(지분 100%), 다올저축은행(지분 51%), 다올타일랜드(60.49%, 다올자산운용 9.4%) 등 자회사 및 계열사를 두고 있는 실질적인 다올금융그룹의 핵심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김기수 대표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경우 다올투자증권을 인수할 의향이 더 확실해질 것 같다"면서 "현재는 배당이나 회사 경영에 본인의 뜻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달라는 의미 정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변경했다는 건 현재 다올의 경영진과 최대주주에 대한 불신감을 표현한 것 같다"면서 "현재로써는 본인이 추천하는 인물들을 경영진으로 참여시켜 달라는 등 현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강하게 통제하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지분율 변동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김 대표측의 의사가 경영에 반영이 안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럼 양측간 때아닌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면서 과거 현 이병철 회장이 다올투자증권을 인수하게 된 배경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성문 회장 전 KTB회장[다올투자증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0938/art_16952612634091_5770e8.jpg)
금융투자업계 등에 알려진 바로는, 이병철 회장은 지난 2018년 당시 다올투자증권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을 10여년간 이끌어온 권성문 전 회장과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결국 이 회장이 권성문 전 회장의 경영권을 실추시키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이 회장의 경우 권성문 전 회장이 2016년 4월 직접 영입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권 전 회장측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이 회장을 영입하기 석달 전 우선매수청구권을 주요 내용으로 한 주주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 계약이 권 회장을 퇴진시키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KTB투자증권을 공동 경영체제로 전환해 운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시 권 전 회장이 인사권과 조직개편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독점하면서 이 회장측과 마찰을 빚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약 지분 5% 정도를 보유한 이 회장측은 지분을 꾸준히 늘리면서 2017년 9월 16.39%까지 늘렸고, 지분 21.96%를 갖고 있던 권 전 회장 역시 주식 매입에 열을 올리면서 양측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권 전 회장이 업무와 무관한 해외출장에 6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썼다는 횡령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권 전 회장은 이 회장에게 2018년 1월 주식매각대금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자신의 1324만4956주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주당 5천원에 총 662억원을 받고 회사를 넘기면서 양측간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된 바 있다.
한편 ‘KTB’는 KTB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시작된 이름으로 벤처캐피털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던 시절인 2000년도에 붙여진 사명이다. 이병철 현 회장은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