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이 지난 8월 출시한 미쉐린 1스타 '소설한남'의 엄태철 셰프의 레시피를 담은 '비비고 셰프컬렉션 시즌2' 3종. [사진=CJ제일제당]](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1041/art_16968227071242_49a15f.jpg)
【 청년일보 】 '간편함'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해온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맛집'과 '건강'을 내세우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인 가구,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시대 도래 등으로, 요리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줄이면서도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쉐린 셰프의 레시피를 담은 프리미엄 HMR, 보양식을 담아 건강을 강조한 HMR 등이 꾸준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 가치소비,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비건 HMR까지 출시되며 HMR의 영역이 무궁무진해지는 추세다.
◆ 식품이 아닌 식사를 구매하는 HMR
9일 식품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HMR(Home Meal Replacement)은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그대로, 혹은 단순한 조리과정만 거쳐 섭취할 수 있는 완전·반조리 형태의 식품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0년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HMR은 크게 즉석섭취식품, 신선편의식품, 즉석조리식품 등 3분류로 나눌 수 있다.
즉석섭취식품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처럼 조리 과정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반면, 신선편의식품은 세척 및 절단 등 간단한 가공을 거친 것을 말하며, 대표적인 예로 샐러드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즉석조리식품은 단순 가열 등의 조리과정을 거쳐 섭취하는 식품으로 국, 찌개 등이 대표적이다.
HMR의 가장 큰 장점은 인스턴트 식품과 달리 엄연한 한 끼 식사라는 점이다.
지난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발행하는 웹진 '소비자시대'에서 'HMR, 무엇이고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의 저자 최성식 작가는 HMR을 맛과 영양까지 고려한 식품이라고 소개했다. 간단한 조리 후엔 원래 음식과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인스턴트 식품과의 차이점이다.
HMR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간편함이다. 가정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순서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근사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영양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최 작가는 "HMR은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닐 식사를 구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HMR이 성장한 배경에는 1인 가구,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시대의 영향이 크다. 특히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유럽과 일본에서 노인층 HMR 소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실버세대를 위한 국내 HMR은 향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현대백화점이 출시한 1세대 BBQ 전문점 '로코스'의 'BBQ 백립 세트'. [사진=현대백화점]](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1041/art_16968227058166_c85da7.png)
◆ 맛집이 집으로…HMR로 파인다이닝을구
HMR이 간편한 한 끼 식사를 넘어 근사한 파인다이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은 세계적인 셰프들과 협업해 그들의 레시피를 담은 '비비고 셰프컬렉션'을 주기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미쉐린 2스타 '주옥'의 신창호 셰프와, 지난 8월엔 미쉐린 1스타 '소설한남'의 엄태철 셰프와 파인다이닝 HMR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 역시 지난해 11월 6년 연속 미쉐린에 선정된 '봉밀가'와 협업해 '올반 봉밀가 프리미엄 RMR' 3종을 선보인 바 있다. 한우고기곰탕, 평양식 메밀물국, 평양식 메밀비빔국수 등 모두 매장에서 즐기던 맛과 품질을 그대로 재연해 어디서든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프리미엄 HMR 시장의 성장에 유통기업들까지 뛰어들었다.
지난달 추석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HMR으로 구성된 일명 '홈스토랑(홈+레스토랑)'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1세대 BBQ 전문점인 '코로스'의 레시피를 그대로 담은 'BBQ 백립 세트'와 제주산 해산물로 만든 해물찜 세트 '제주 보일링 씨푸드' 등이 있다.
쿠팡은 지난 3월 미쉐린 2스타 임정식 셰프와 프리미엄 한식 HMR 브랜드 '진지'가 콜라보한 '임정식 셰프의 맛있는 양곰탕'을 단독으로 론칭·판매했다. 해당 상품은 임정식 셰프의 한식당 '평화옥'의 대표메뉴인 양곰탕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지난 7월 BBQ가 출시한 'BBQ 복(福) 삼계탕 선물세트'. [사진=BBQ]](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31041/art_16968227054977_2f3260.jpg)
◆ 보양식부터 비건까지…HMR의 다양화
한 끼 식사로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 HMR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올해 여름, HMR 시장에선 인기 보양식인 삼계탕이 연이어 출시됐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삼계탕 2종과 '한뿌리 흑삼진액 현'을 하나의 세트로 구성한 기획상품을 출시했다. '보양' 콘셉트에 맞춰 패키지 또한 한약상자로 디자인해 선물용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BBQ 역시 같은 시기 닭요리 전문 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려 'BBQ 복(福) 삼계탕 선물세트'를 출시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편, HMR은 비건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식물성 간편식(PMR, Plant-based HMR)'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메뉴는 런천 김치덮밥, 볼로네제 라자냐, 라구 리가토니 3종이다.
해당 메뉴들은 신세계푸드가 지난 2021년 선보인 대안육 '베러미트(Better Meat)'를 비롯해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식물성 소스, 식물성 치즈, 오트밀크 등으로 요리된 완전 비건 식품이다.
신세계푸드는 편의성 위주로 성장했던 1세대 HMR, 맛과 합리적 가격을 중했던 2세대 HMR에 이어, 향후 건강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3세대 HMR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