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향방 따라 반등 업종 갈린다"…외국인, 10개월 만에 '사자' 전환

등록 2025.05.31 09:53:33 수정 2025.05.31 09:53:33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SK하이닉스·중공업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 집중, 철강·화학 등 순환 기대

 

【 청년일보 】 외국인 투자자가 10개월 만에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외국인 수급의 향방과 그 수혜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는 완화된 환율 변동성과 저점 인식된 외국인 보유비중을 배경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1천41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이어온 순매도 기조를 마감했다.

 

앞서 외국인은 4월에만 10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로써 최근 9개월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38조원에 달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11개월 연속 순매도(41조원)와 비견될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화될 경우 최근 반등세를 보이는 코스피에 추가 상승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7월 말 35.64%에서 5월 말 기준 31.78%까지 하락해, 외국인의 재진입 여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및 금리 하락이 예상되며 이는 코스피 상승에 긍정적인 환경"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의 완만한 하락과 변동성 축소로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강한 매도로 외국인 지분율이 저점 수준에 와 있는 만큼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5월 매수 종목을 보면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가 1조4천770억원으로 단연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5천224억원), 효성중공업(3천915억원), 삼성중공업(2천488억원), HD현대일렉트릭(2천350억원) 등이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업종별로는 기계, 유틸리티,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조선 등의 매수 강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재만 연구원은 향후 유망 업종으로 철강, 자동차, 소프트웨어, 건설, 화학, 반도체 등을 지목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수 흐름은 업종 단위로 이동하며 시차를 두고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의 순매수가 집중되는 업종이 있는 반면, 여전히 '빈집'으로 남아 있는 종목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다. 외국인은 5월에도 삼성전자를 1조2천709억원 순매도하며 비중 축소를 이어갔다. 지난해 7월 56%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49%대까지 하락했다.

 

조창민 연구원은 이에 대해 "외국인 수급이 본격화될 경우, 그 첫 대상은 오히려 최근 가장 많이 팔렸던 업종일 수 있다"며 "화학, IT가전, 자동차, 반도체 등은 관세 우려 등으로 매도 강도가 높았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의 질적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국 주식을 사는 외국인은 실적과 뉴스에 민감한 액티브 투자자들"이라며 "패시브 자금은 환율 불확실성과 관세 이슈가 완화돼야 본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2차전지, 자동차 등은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만큼 향후 비중 확대 여부가 올해 하반기 증시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아직은 실적이나 환율 측면에서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