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 해 동안 소득이 늘어 계층(소득분위)이 상승한 국민은 10명 중 2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한번 진입하면 86%가 지위를 유지하는 반면, 저소득층도 70%가 계속 같은 계층에 머물러 있어 소득 격차로 인한 계층 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소득 증가로 계층이 상승한 국민은 1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전체 국민의 65.9%는 전년과 동일한 소득분위에 머물렀으며, 소득분위 이동성은 34.1%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로, 사회 전체의 계층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득분위별 유지율을 보면 계층 간 격차가 뚜렷하다. 고소득층인 5분위의 유지율은 85.9%로 가장 높았다. 한번 상위 계층에 진입하면 그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인 1분위의 유지율도 70.1%로 높게 나타났다. 하위 20% 국민 10명 중 7명이 다음 해에도 같은 계층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반면 중산층인 3분위(56.0%)와 2분위(51.4%)의 유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장기적으로 보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2017년 1분위였던 사람 중 2023년까지 계속 같은 계층에 머문 비율은 27.8%였지만, 5분위는 59.3%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15∼39세)의 이동성이 40.4%로 가장 높았다. 중장년층(40∼64세) 31.5%, 노년층(65세 이상) 25.0%가 뒤를 이었다.
청년층은 상향 이동률이 23.0%로 하향 이동률 17.4%보다 높아 상승이 우세했다. 그러나 청년층의 저소득층 탈출률은 전년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38.4%로 오히려 악화됐다.
노년층의 경우 1분위 유지율이 38.4%로 가장 높아, 가난한 노년층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상향 이동률이 18.1%로 남성 16.6%보다 높았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과 이탈이 잦고, 육아휴직 후 조기 복귀 등으로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동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남성은 5분위와 4분위 비율이 높은 반면, 여성은 1∼3분위에 집중돼 있어 남녀 간 소득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국제 비교 기준은 없지만, 소득 이동성이 40∼50% 이상이면 사회가 불안정한 상태로 해석될 수 있다"며 "현재의 30%대 수준은 비교적 안정적 범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소득'은 개인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합으로, 가구소득이나 재산·이전소득은 포함되지 않았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