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고교학점제 성과 분석 연구'를 위해 최근 실시한 고교학점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58%에 그쳤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공공연구기관이 처음 실시한 것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을 상대로 고교학점제가 처음 시행된 가운데 이뤄진 이번 설문조사의 대상은 전국 일반고의 약 10%인 160개교로, 응답자는 고1 학생 6천885명, 교사 4천628명으로 총 1만1천513명이다.
평가원은 "3년의 종단연구를 통해 고교학점제 성과를 추적 조사·분석할 것"이라며 "전국 고교를 표본으로 추출·시행해 전반적 인식을 평균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교원단체 등이 실시한) 다른 조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문 문항별로 보면 먼저 '우리 학교에는 내가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58.3%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우리 학교에는 학생이 원하는 선택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다'고 답한 교사는 79.1%로, 학생보다 2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교사 수급 상황 등 학교 여건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 그 부분을 감안해 답변한 것으로 추측한다"며 "그러나 학생들은 그런 제반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느끼는 대로 답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우리 학교에 개설된 다양한 선택과목에 만족한다'는 설문에도 학생 58.4%만 긍정 답변을 내놨다.
다만 '우리 학교에서는 내가 희망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설문에는 학생 74.4%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차이를 보였다.
이는 원하는 과목이 충분히 개설되진 않았지만, 과목 선택권에서 있어서는 비교적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으로 해석된다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고교학점제 폐지 논란의 핵심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와 관련해서도 설문조사가 진행됐는데 만족도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70%는 '나의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계획과 운영은 참여 학생에게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고, 79%는 '이 제도를 통해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최소 성취수준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선생님의 예방지도 또는 보충지도는 내가 과목을 이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한 학생은 67.9%, '선생님은 나의 학습 수준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응답도 69.3%에 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질문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대상 학생들에게만 주어진 것이라 그만큼 순도와 신뢰도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역별 만족도 결과가 빠져 교육계 일각에선 '맹탕 조사'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고교학점제가 다양한 과목 선택을 통한 맞춤형 교육 제공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지역별로 학교의 개설과목 수 격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학교 소재지별 응답은 분석하지 않아 따로 (언론에) 제공하기 어렵다"며 "이 조사는 2027년에 마무리되며 그때 종합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 조사는 고교학점제의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 학교별 편차를 아는 것은 조사 목적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학교별 격차와 관련해선 교육부 연구과제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