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중량 표기' 논란에…치킨업계 "중량 공개 검토 중"

등록 2025.11.27 08:00:02 수정 2025.11.27 08:00:13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치킨 중량 정보 부족"…소비자단체 "기본 정보 제공" 요구
"7개 치킨 브랜드 조사 결과...5곳은 중량 정보 확인 어려워"
일부 업체 "취지 공감…관계기관 요청 시 성실히 협조할 것"
전문가 "본사 기준 마련 필요…정부도 관련 제도 검토해야"
협회 "조리 따라 무게 달라져 표기 부담…호수 안내가 적절"

 

【 청년일보 】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상당수가 제품 중량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소비자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치킨 시장이 커졌지만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기본 정보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중량 표기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업계도 관련 논의의 취지를 인지하며 개선 방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27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단협)에 따르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치킨 프랜차이즈 7개 브랜드의 가격·중량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촌치킨과 BHC를 제외한 5개 브랜드는 배달앱과 자사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제품 중량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단협은 현재 치킨 제품의 중량 표기가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치킨 시장이 대형화되고 다양한 메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기본적인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소단협은 "제품의 가격뿐 아니라 품질·용량 등 기본 정보 제공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치킨 제품 중량 의무 표시안은 소비자 권익 확보를 위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업계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업체들은 당장의 제도적 변화는 없지만, 소비자 요구가 커지는 만큼 정보를 정비할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관련 논의의 취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향후 관계기관이나 관련 단체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성실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른치킨 관계자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치킨 중량 표시제 논의와 관련해 정부 정책 방향과 사회적 여론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관련 제도가 구체화 되고 시행 기준이 마련될 경우, 브랜드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부합하는 방향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이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킨 중량 표시에 대한 논의는 업계 전반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한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정부와 업계의 논의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성실히 협조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량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 고지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며 "최근 소비자 문의가 늘어나고 있어 관련 사항을 내부 유관부서에 전달한 상태며, 검토 후 중량 정보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기본 정보 제공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공식품은 포장에 중량과 영양성분을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듯, 프랜차이즈 제품도 기본 정보는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차원에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정부도 관련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중량 표기가 법적 의무가 아니더라도 소비자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돼야 할 정보라고 본다"며 "관련 당국도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를 파악해 규제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역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업계가 주의를 기울이고 개선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량 표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업계 반론도 나온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치킨 조리에 사용하는 원료육은 중량 기준이 아니라 크기(호수)별로 구분돼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같은 호수의 닭이라도 튀기거나 굽는 등 조리 방식에 따라 수분이 빠지는 정도가 달라 무게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마다 일일이 제품 중량을 계량하는 것은 운영 현실상 부담이 크다"며 "닭의 호수는 기준 중량이 일정하기 때문에 중량 표기보다는 호수 기반 안내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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