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주요 그룹들이 올해 연말 인사에서 일제히 세대교체와 조직 슬림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현장 실행력을 높이고 미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개선 드라이브'가 빠르게 작동하는 분위기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85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으나 전체 임원 수는 약 10% 줄였다. 2022년(165명), 2023년(145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효율 경영' 강조 속에서 조직 슬림화가 반영된 결과다. SKT는 임원 규모를 30% 가까이 축소했고,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인력 효율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50세 이상·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세대교체 역시 뚜렷하다. 신규 임원 85명 중 17명이 1980년대생이며, 40대가 60%를 차지한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 안홍범 SKT 네트워크 AT·DT 담당이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CEO 세미나에서 "O·I(운영개선)는 프로세스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혁신 속도를 주문했다.

현대차도 이날 사장단 인사에 앞서 국내사업본부 등 주요 조직을 재정비했다. 정유석·송민규 부사장이 교체되고, 김승찬 신임 부사장과 이시혁 전무가 각각 국내사업본부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에 기용됐다. 제네시스 성장 둔화와 국내 판매 정체 등 성과 책임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승진 폭을 키우며 '과감한 세대교체'를 택했다. 정현호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사업지원실장은 박학규 사장이 맡는다. 노태문 사장은 DX부문장·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올해 30대 상무 2명, 40대 부사장 11명이 탄생하며 젊은 리더 비중이 확대됐다.

이 밖에 LG도 최근 전자·화학 핵심 계열사 CEO를 교체하며 세대교체 속도를 높였다. 정기 임원 인사 규모는 3년 연속 줄어 98명 승진에 그쳤으나, AI 등 미래 기술 리더 발탁은 강화됐다. 올해 최연소 임원 3명 모두가 AI 전문가다. 다만 전사적 희망퇴직 실시 등 전반적 인력 감축 기조도 함께 나타났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