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1인 가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는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훌쩍 넘긴 규모로, 고령화와 비혼 확산이 맞물리며 1인 가구 사회가 더욱 고착되는 모습이다. 소득·자산 등 경제적 지표는 전체 평균을 밑돌았고, 외로움과 관계 만족도 등 삶의 질 지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9일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를 통해 지난해 1인 가구가 804만5천 가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700만명대에 올라선 뒤 3년 만에 8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1%로 사상 최고치였다.
연령대 구성에서는 70세 이상 고령층이 19.8%로 가장 많았다. 29세 이하(17.8%)를 2년 연속 앞지른 것으로, 급속한 고령화 흐름이 1인 가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어 60대(17.6%), 30대(17.4%)가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30대(21.8%)에서, 여성은 70세 이상(29.0%)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9.9%로 최고였고 대전(39.8%), 강원(39.4%), 충북(39.1%)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적 여건은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7,427만원)의 46.1% 수준이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53.6%)이 연 소득 3천만원에 못 미쳤고, 그중 1천만~3천만원 미만이 42.9%로 가장 많았다.
자산 규모는 평균 2억2,302만원으로 전체 가구(5억6,678만원)의 40%에도 못 미쳤다. 부채는 4,019만원으로 전체의 42% 수준이었다.
주거 형태는 단독주택(39.0%) 비중이 가장 컸고 아파트 거주 비중은 35.9%로 전체 평균(53.9%)보다 낮았다. 주택 소유율 역시 32.0%로 전체(56.9%) 대비 낮지만, 매년 꾸준히 상승하며 격차를 줄이는 추세다.
일하는 1인 가구는 510만 가구로 처음 500만을 넘겼다. 50~64세(26.2%)가 가장 많았고, 30대(24.4%), 15~29세(18.6%) 순이었다.
삶의 질과 관계 만족도 지표는 전반적으로 낮았다. 외로움을 '자주 또는 가끔 느낀다'고 답한 1인 가구는 48.9%로 전체 응답(38.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몸이 아플 때(68.9%), 돈이 필요할 때(45.6%), 우울할 때(73.5%)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도 모두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인간관계 만족도 역시 51.1%로 전체(55.5%)보다 낮았고, 불만족 비중은 더 높게 나타났다.
노후 대비 역시 '스스로 해결'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노후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 부담으로 마련한다는 응답은 63.3%로 2년 전보다 7.6%포인트 높아졌다. 정부나 사회단체의 도움을 기대한다는 응답은 24.5%로 전체 인구 평균(10%)의 두 배 수준이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 중에서도 1인 가구 비중은 74.2%에 달했다.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수급 1인 가구는 139만7천 가구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