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첫 취업·주거비 '이중고' 심화…한은 "일본 '잃어버린 세대' 닮은꼴"

등록 2026.01.19 12:11:58 수정 2026.01.19 12:11:58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미취업 1년 늘면 실질임금 6.7%↓…주거비 1% 오를 때 자산 0.04%↓
청년 부채 비중 12년 새 두 배로 뛰어올라…주거 및 고용 압박 심화

 

【 청년일보 】 우리나라 청년층이 첫 일자리를 찾는 데 과거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주거비 부담까지 커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용률 등 거시 지표는 개선됐지만, 노동시장 진입 초기의 어려움이 청년 세대의 생애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19일 발표한 보고서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에서 "현 청년층(15~29세)은 겉으로 보기엔 고용 여건이 나아졌지만, 실제로는 구직 기간 장기화 등 구조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수시 채용 확대, 경기 둔화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감소가 맞물리며 청년층의 취업 문턱은 높아졌다. 이로 인해 경력 개발 초기 단계에서 장기간 미취업 상태에 놓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직 지연이 단기 어려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은은 청년층이 취업 초기 숙련 기회를 놓칠 경우 이후 생애 전반에 걸쳐 고용 안정성과 소득 수준이 낮아지는 이른바 '상흔 효과(scarring effect)'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분석 결과,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 5년 후 상용직 근무 확률은 66.1%였지만, 3년으로 늘어나면 56.2%까지 떨어졌다.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현재 실질임금은 평균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이러한 현상이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취업 빙하기 세대',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일본에서도 청년기의 취업 실패가 중장년기 소득과 고용 안정성까지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주거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청년층의 삶의 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학업과 취업을 계기로 독립한 청년 다수가 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소형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원가 상승과 수익성 저하로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월세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시원 등 취약 거처에 거주하는 청년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최소 주거 기준(14㎡)에 못 미치는 주택에 사는 비율도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확대되는 등 청년 주거 여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주거비 부담 증가는 자산 형성과 인적자본 축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주거비가 1% 오를 때 청년층 총자산은 0.04% 감소했고, 전체 지출에서 주거비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나면 교육비 비중은 0.18%포인트 줄어들었다.

 

부채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체 연령층 부채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까지 치솟았다.

 

이재호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이중구조(질 측면의 일자리 양극화)를 개선하고,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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