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인공지능(AI)의 발전에 청년층의 취업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회계사와 같이 과거 취업이 용이하게 여겨지던 직종에도 불안감을 느끼고 진로를 전환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0월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 같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특히 사회 진입을 앞둔 20대 응답자는 58.1%가 긍정 답변을 선택해 다른 연령대보다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정보 서비스업 분야에서 청년 고용은 각각 11.2%, 23.8%씩 감소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전자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조모(26)씨는 "인공지능이 많은 직업을 대체하고 있어 막상 석사 학위를 받고도 취업이 어려울까 봐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취업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던 공대생이나 전문직 수험생도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2~3개월마다 성능이 향상된 AI 모델을 출시하자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이다.
개발자를 지망하던 대학 4학년 장모(26)씨는 최근 진로를 공기업 전산직으로 바꿨다. 장씨는 "개발직군은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체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을 것 같은 공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업도 안 되면 7급 공무원으로 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5년째 회계사를 준비 중인 양모(25)씨는 "기초적인 조사나 통계 측면에서는 AI가 월등하다 보니 등용문이 줄어드는 느낌"이라며 "예전에는 자격증 하나만 봤다면 이제는 법인에서 AI 활용 능력도 요구할 것 같아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수험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모님께 폐만 끼친다는 생각이 들고 죄책감이 든다고 호소한다"며 "계속되는 패배 의식에 결국 시험을 그만두는 수험생도 있다"고 전했다.
취업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사례도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회계사 시험에 도전한다는 백모(24)씨는 "저연차 업무는 AI로 많이 대체돼 신입을 많이 뽑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시험 공부를 시작했다"며 "일단 자격증을 가진 상태에서 일할 곳을 찾는 것이 일반 회사 취업 준비보다는 덜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