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짧고 빠른 영상 콘텐츠, 이른바 '쇼츠'는 이제 일상의 틈을 메우는 가장 손쉬운 도구가 되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몇 분, 잠들기 전의 몇 초, 심지어 일을 시작하기 전의 잠깐까지 쇼츠는 자연스럽게 손에 쥐어진다. 단순한 여가처럼 보이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만 봐야지"라는 생각과 "다음 영상 하나만" 사이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문제는 쇼츠 시청이 단순한 취향이나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짧은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긴 글을 읽거나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점차 약화된다. 몇 초 안에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지루함을 느끼고, 생각해야 하는 과정 자체를 피하게 된다. 이는 집중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집중을 요구하는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게 되는 구조에 가깝다.
◆ 피곤해서 보는 게 아니라, 보기 때문에 더 피곤해진다
많은 이들이 쇼츠를 보는 이유로 '스트레스 해소'나 '머리 식히기'를 꼽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쇼츠 시청 후 더 큰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면은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자극을 반복 제공하고, 뇌는 쉬는 대신 계속 반응해야 한다. 휴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끊임없는 각성 상태에 가까운 셈이다.
특히 밤 시간대의 쇼츠 시청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잠들기 전 몇 분만 보려던 영상이 어느새 한 시간을 넘기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머릿속은 여전히 빠른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고, 다음 날 다시 피로를 이유로 쇼츠를 찾는 악순환을 만든다.
◆ 생각할 시간을 빼앗기는 세대
쇼츠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보다 '생각의 여백'을 빼앗긴다는 점이다. 멍하니 생각할 시간, 스스로 감정을 정리할 시간, 불편함을 견디는 시간이 사라진다. 그 자리를 즉각적인 자극이 채운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게 된 사회에서, 깊이 있는 사고는 점점 부담스러운 일이 된다.
이는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플랫폼은 사용자가 더 오래 머물도록 설계되어 있고, 우리는 그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끌려간다.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면, 선택은 점점 자동화된다.
쇼츠를 보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다만 멈출 수 없는 상태라면, 그것은 이미 습관이 아니라 의존에 가깝다. 짧은 영상이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우리의 집중력과 삶의 리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류수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