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후 9시 48분에 종료되어 약 13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긴 시험 시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저녁 식사 시간이 제공되지 않아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시간 집중을 요구받는 시험 환경과 식사 시간의 부재는 시각장애 수험생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언어와 수리영역은 시각장애 수험생에게 풀이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언어 영역의 경우 지문이 길어 일반 수험생 교재 기준 약 9배에 달하는 100쪽 분량이 점자책으로 제공된다. 수리 영역 또한 그래프, 도표, 도형 등이 모두 점자로 변환되어 제시되기 때문에 수험생은 점자를 통해 이를 해석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학습 환경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교재와 온라인 강의는 극히 제한적인 실정이다.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는 강사는 거의 없으며, 점자 교재의 수급 또한 원활하지 않다. 일반 EBS 교재가 매년 1월에 출시되는 것과 달리, 점자 교재는 통상 9~10월에 제공된다. 수능에서 EBS 교재 연계율이 약 50%에 달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교재를 늦게 받는 시각장애 수험생들은 학습 준비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 11월 13일에 실시되었다. 이에 앞서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한국교육방송공사사(EB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각·청각장애 학생의 학습권 강화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해당 협약을 통해 기존에 9~10월에 보급 되던 시각장애 학생용 수능 강좌 제공 시기를 6월로 앞당기는 성과를 거두며, 교육 불균형 해소에 긍정 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장애 학생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이 점진적 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시험 환경과 학습 지원 측면에서의 불편함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 수험생의 학습권과 시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보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예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