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에서 청소년들이 가출이나 폭주, 집단 난동 장면을 촬영해 올리는 영상이 잇따라 확산되고 있다. 영상 속 청소년들은 자신의 일탈 행동을 숨기기보다 오히려 자랑하듯 공유하고, 이를 본 또래들은 비난보다는 "멋있다", "재밌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청소년 비행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위험 신호라고 경고한다.
과거 청소년 비행이 주로 오프라인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인증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출 계획을 공유하거나 비행 행동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게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영상이 삭제되기 전까지 빠르게 확산되며, 다른 청소년들에게 모방 행동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SNS의 '좋아요'와 조회수는 청소년에게 즉각적인 보상으로 작용한다.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인정받는다는 착각 속에서, 위험하고 자극적인 행동일수록 더 큰 관심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은 점점 희미해진다.
정부와 공공기관 조사에 따르면, 현재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 등 영상 중심 플랫폼이다. 특히 10대의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70%를 넘는 수준으로, 청소년 문화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서는 청소년 상당수가 온라인을 통해 폭력적·유해한 콘텐츠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비행의 저연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 비행 문제를 개인의 일탈이나 가정교육의 실패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한계가 있고 온라인과 또래 문화가 비행을 증폭시키는 현실에서, 단순한 처벌 위주의 대응은 오히려 반발심과 재비행을 키울 수 있다.
청소년 상담 분야 한 전문가는 "SNS는 청소년에게 또 하나의 사회이며, 그 안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비행을 선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처벌보다 이해와 교육, 환경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행 행동에 대해 단순히 '하지 말라'는 훈계식 지도를 넘어서는 접근이 필요하다. 사이버 폭력과 유해 콘텐츠가 자신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는 맞춤형 미디어 교육과 지속적인 상담이 병행되어야 하며, 동시에 체험형·공감형 교육의 확대가 중요하다. 모의재판, 피해자 인터뷰, 회복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소년이 자신의 행동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직접 체감하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책임감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사회적 지원과 또래 문화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멘토링 프로그램, 방과 후 활동, 지역사회 중심의 공동체 프로젝트를 통해 청소년이 건설적인 방식으로 인정과 소속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플랫폼 기업의 책임 있는 콘텐츠 관리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수적이다.
청소년 비행은 단순히 통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구조의 반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들의 감각이 무뎌지고 일탈이 일상화됐다면, 그만큼 사회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비난이 아닌 이해로, 방관이 아닌 책임으로 접근할 때 청소년은 단순한 규제와 처벌이 아닌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선택할 힘을 갖게 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위수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