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국내 병원가에서는 24시간 운영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주 4일제' 도입 논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간호사를 중심으로 한 시범사업들이 긍정적인 성과를 가져오며, 근로자 건강 개선과 환자 서비스 질 향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브란스 병원이 주 4일제를 최초로 시도하였다. 2023년부터 2년간 진행한 시범사업에서 주 4일제를 적용한 병동 간호사들의 퇴사율이 19.5%에서 7%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환자 친절도와 의료서비스 질 평가 부문에서도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 더불어 근로자 건강 지표도 개선되었으며, 간호사 조직문화의 개선 및 태움 완화 평가도 함께 보고되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만의 흐름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병원 주 4일제 또는 근무시간 단축 실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해외 병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 4일제는 전면적 도입보다는 선택적이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특정 직군이나 병동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거나,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교대 간 휴식시간을 확대하고 업무를 재분배하는 등 병행하고 있다.
미국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근무 일수 단축이 의료진의 번아웃 감소와 의료 서비스 제공 수준의 유지, 정신적 웰빙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의료 서비스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의료진의 피로 누적을 완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이는 병원 주 4일제가 단순한 근무일 조정이 아닌, 의료 현장의 교대근무와 업무 분담 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다만, 병원 주 4일제는 일반 기업과 달리 단순한 근무일 축소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병원은 연속적인 환자 치료가 필수적이기에, 주 4일제를 적용할 경우 인력 충원, 교대근무 재편, 임금 구조 조정 등 구조적인 변화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 역시 시범사업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인력 확보 및 재정적 지원 없이는 전면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사례는 현재의 교대근무 체제가 의료진의 건강과 인력 안정성 측면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보여준다. 주 4일제 논의는 단순히 '하루 더 쉬는 제도'가 아닌, 의료 현장의 교대 근무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계기로 해석된다.
앞으로 병원 주 4일제 도입 논의는 제도의 효과와 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맞는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신중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근로자 건강과 환자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교대 근무 체제가 가능한지, 의료계 전반에서 지속적인 논의와 근거 축적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검증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황지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