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막연한 공포가 진단을 막는다...방사선을 향한 올바른 태도

등록 2026.02.08 09:00:00 수정 2026.02.08 09:00:08
청년서포터즈 9기 이가현 leegahyun0612@naver.com

 

【 청년일보 】 현대 방사선학의 핵심 원칙은 'ALARA(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이다. 방사선 노출을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원칙이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방사선은 미량이라도 무조건 위험하다'는 극단적인 공포로 변질되기도 한다. 따라서 일상 속 방사선의 실체를 살펴보았다.

 

우리는 매 순간 자연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방사선이 특정 오염 지역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사선학적으로 볼 때, 인간은 이미 내부 피폭과 외부 피폭이 동시에 일어나는 환경 속에서 진화해 왔다.

 

특히 칼륨과 같은 천연 방사성 동위원소는 우리가 섭취하는 거의 모든 음식물에 존재한다. 바나나 외에도 감자, 시금치, 그리고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진 브라질너트 등이 대표적이다. 브라질너트의 경우 토양 속 라듐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해 일반 식품보다 높은 방사능 수치를 보이지만, 이 역시 생물학적 반감기를 거쳐 체외로 배출되므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

 

여기서 가장 강조해야 하는 지점은 '조사'와 '오염'의 구분이다. 진단용 X-선이나 CT 촬영은 방사선 에너지가 신체를 일시적으로 통과하는 '조사' 행위다. 빛이 몸을 비추고 지나가는 것과 같아서, 촬영 후 환자의 몸에 방사성 물질이 잔류하여 '오염'되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 직후 타인과 접촉하는 것을 꺼리는 행동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일상에서의 피폭원 중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은 '라돈'이다. 토양이나 건축 자재에서 발생하는 라돈 가스는 호흡기를 통해 폐포에 침적되어 알파 입자를 방출하며 내부 피폭을 일으킨다. 이는 일시적인 X-선 촬영보다 훨씬 지속적인 노출을 유발하지만, 단순한 주기적 환기만으로도 그 위험도를 급격히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방사선 이용의 기본 원리는 '정당화'이다. 즉, 방사선 노출로 얻는 이득이 그 위험보다 클 때 검사가 시행된다. 흉부 X-선 1회의 실효 선량은 약 0.1mSv이며, 이는 서울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탔을 때 받는 우주 방사선량과 유사하다. 질병의 조기 발견이라는 막대한 이득에 비해 위험 수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은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만들 수 있다. 방사선을 '보이지 않는 독'이 아닌 '통제 가능한 물리적 에너지'로 인식하는 과학적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이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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