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AI기반 제조 품질검사의 성패를 가르는 '휴먼-인-더-루프'설계

등록 2026.02.21 08:00:00 수정 2026.02.21 08:00:08
청년서포터즈 9기 김현국 fufuwji046@gmail.com

 

【 청년일보 】 제조 현장에서 AI 기반 품질검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카메라와 딥러닝 모델이 결함을 선별하고 작업자가 결과를 확인하는 구조가 흔해졌다. 다만 현장 성과를 가르는 핵심은 모델 정확도 자체가 아니라 '사람과 AI가 어떻게 함께 일하도록 설계됐는가'에 있다.

 

조명·소재·설비 상태가 바뀌며 데이터 분포가 흔들리는 제조 환경에서 품질검사는 단순 분류 문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운영 문제로 바뀌기 때문이다.

 

◆ AI 품질검사의 핵심: 모델이 아니라 운영 설계

 

많은 라인에서 '사람이 마지막에 확인만 하면 된다'는 방식으로 설계를 끝내지만, 이 접근은 쉽게 흔들린다. AI가 'OK·NG'만 던져주면 작업자는 근거 없이 승인·반려를 반복하게 되고, 결국 사람마다 판정 기준이 달라져 품질 편차가 커진다.

 

반대로 AI 결과를 그대로 따라가면 과의존이 생기고, 불신이 커지면 재검이 남발돼 병목이 생긴다. 그래서 최근 제조 현장에서는 휴먼-인-더-루프(HITL), 즉 사람-알고리즘 협업 구조를 운영 관점에서 다시 짜는 흐름이 힘을 얻고 있다.

 

◆ 작업지시·검수: '전수 vs 샘플링'이 아니라 '우선순위'

 

우선 작업지시는 '결과 전달'이 아니라 '판단 지원'이어야 한다. AI는 결론만 말하기보다 결함으로 본 영역, 신뢰도, 경계 케이스 여부 같은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작업자가 일관된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

 

검수 역시 전수검수냐 샘플링이냐의 문제를 넘어 '우선순위'로 설계돼야 한다. 불확실성이 큰 케이스, 위험도가 높은 결함 유형, 변동성이 큰 시간대에 검수 자원을 집중하면 사람의 제한된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 예외처리의 규정화: 병목을 만드는 건 '애매한 케이스'

 

예외처리는 더 중요하다. 애매한 제품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가 최종 판정을 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재촬영·재검·상위자 escalation·라인 조정이 일어나는지 규정이 없으면 병목이 누적되고 그러한 중구난방의 워크플로우를 거치다보면 결국 'AI가 있어도 사람이 다 한다'로 회귀하게 된다.

 

◆ 안전·인간공학: 속도 향상이 작업자 부담으로 전가되면 실패한다

 

품질검사 자동화는 대개 throughput(TH)을 올린다. 그러나 속도가 오를수록 알람과 재검이 늘고, 반복 동작과 인지 부하가 작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이 오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피로 누적과 오류 증가, 결근·이직, 품질 변동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HITL 기반의 작업자 중심 설계는 품질 KPI뿐 아니라 작업 강도, 알람 빈도, 교대 구간별 오류 같은 지표를 함께 관리하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 'AI 도입'이 아니라 '협업 운영'이 경쟁력

 

결국 제조 품질검사에서 경쟁력을 가르는 질문은 '이 모델이 얼마나 맞나'가 아니라 '사람과 AI가 어떤 규칙으로 협업할 때 공정이 가장 안정적으로 좋아지나'다. AI는 불량을 발견할 수 있지만,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여전히 운영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언어가 산업공학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현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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