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임금공시제, 동일임금을 향해

등록 2026.02.08 12:00:00 수정 2026.02.08 12:00:10
청년서포터즈 9기 정재훈 jaehoonchung1021@naver.com

 

【 청년일보 】 2023년 기준으로 여성 임금은 남성의 65.3%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가 접하는 사회적 문제 중에서도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정부는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성평등가족부는 '성평등한 노동시장 구축을 위한 고용평등임금공시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고용평등임금공시제는 현재 공공기관에 한해서만 진행되고 있는 임금 공시를 민간 부문까지 확대하여, 궁극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의 임금이 동일한 수준에 이르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도다.

 

이날 열린 간담회는 제도 도입의 취지와 설계를 개괄적으로 논의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지난 정권, 2년 가까이 장관 자리가 공석으로 남으며 존폐의 기로에 놓였던 여성가족부는 올해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15대 국정과제를 내놓았는데, 고용평등임금공시제가 이에 속했다. 올해 당선된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건 공약이 구체화된 것이다.

 

고용평등임금공시제는 국내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이름으로 이미 실행된 적이 있는 제도다. 2019년, 서울시는'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시행했다. 긍정적인 사례로 성별 임금격차가 커 공시를 반대했으나, 임금격차개선위원회의 설득 끝에 결국 공시를 진행한 A 기관이 있다.

 

이후 A기관은 직급과 직위별 분석을 통해 심층적인 원인을 찾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연차별 개선 계획을 수립하는 데 이르렀다. 서울시의 성평등 임금공시는 이후 고양시, 창원시, 충남, 경기, 광주 등 지자체 곳곳으로 확산되었다. 현재 공공 부문에서만 한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시제의 명칭은 '성별근로공시제'다.

 

이 제도는 성별, 고용형태별 격차를 확인할 수 있으나 민간 부문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효성이 낮고, 단순히 임금 격차 정도만 확인이 가능해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요인은 확인할 수 없다. 새로 도입될 고용평등임금공시제는 연령, 직급, 고용 형태, 경력단절 여부, 직무 특성 등 다양한 임금 결정 요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전망이다.

 

고용평등임금공시제는 정책의 수혜자인 노동자 또한 환영하는 제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 '미래사회 대응을 위한 양성평등 추진 전략 사업(2023∼2025)'에 의거하면 19~59살 임금근로자 1천504명 중 76%가 제도 도입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정보 공개의 찬반 여부에서 한 발 나아가 중소기업에도 공개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를 원하는 경우가 과반이었으며(53.3%),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고 성별 지원자 수 대비 채용자 수까지 공개하기를 원하는 등(66.4%) 임금 격차를 넘어 고용 평등까지 달성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임금의 종류 또한 기본급과 수당 등으로 나눠 각각 공개하자는 의견도 다수였다(56.0%).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평등임금공시제가 성공적으로 작용하려면 필요한 점은 크게 두 가지다. 그 첫 번째는 최대한 다양한 요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동일 토론회에서 정규직뿐 아니라 단시간, 기간제, 파견 등 다양한 고용형태의 근로자 임금 정보를 공개 대상으로 규정하고 직종, 직급, 직무, 근속연수 등을 세부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한 성평등임금공시제 5법 개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이와 같이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 공개에 그치지 않는, 개선의 의무와 벌칙을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미이행한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와 관리자의 비율이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개선 노력도 부족한 회사 41곳이 적발 공개되었다. 미이행 사업장은 상호명이 공개되고 우수조달물품 지정 심사에 불이익을 주는 등 페널티가 부과된다. 2020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명단 공표 후 사업장의 59%에서 여성 고용 및 관리자 비율이 상승했다.

 

동일한 노동을 한 서로 다른 성별의 사람이 노동자로서 동일한 임금을 받는 것은 상식이자 당연한 일이 되어야 한다. 임금 공시가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정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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