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담합 6조원대…공정위 '가격 재결정 명령' 재가동 가능성 '촉각'

등록 2026.02.18 11:12:58 수정 2026.02.18 11:12:58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제분 7사,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전원회의 상정 임박
지난 2006년 이후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 검토
"찔끔 인하로는 부족"…피해 원상회복 조치 병행 검토

 

【 청년일보 】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밀가루 담합 의혹과 관련해 제분업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놓고 막바지 검토에 들어갔다.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이 다시 발동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8일 식품 및 제분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국내 제분 7개사가 밀가루 가격과 인상 시기·폭 등을 합의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지난해 10월 착수한 조사는 4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심사보고서는 조만간 전원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2월 중 전원회의 상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원회의 의결을 통해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된다.

 

앞서 검찰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5년간 제분 7사가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하고 6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을 재판에 넘겼다. 담합 규모는 5조9천913억원으로 추산됐다.

 

공정위가 위법성을 인정할 경우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가격 재결정 명령'이다. 이는 일정 기간 내 기업이 판매 가격을 다시 산정하고 근거를 보고하도록 하는 조치로, 담합 효과를 신속히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다.

 

제분업계는 2006년에도 담합이 적발돼 가격 재결정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8개 업체에 총 435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60일 이내 가격을 재산정해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일부 업체가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가격 재결정 및 보고 명령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담합 기업이 형식적으로 가격을 소폭 인하하는 경우에는 원상회복 조치가 충분한지 별도로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일부 제분사는 최근 밀가루 가격을 4~6%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정위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하 폭이 피해 회복에 충분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설탕 담합 사건에서 삼양사, 대한제당 등이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해 가격 재결정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던 전례도 있다. 다만 밀가루 사건은 담합 기간과 규모가 큰 만큼 별도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밀가루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121.43으로, 2019년 9월 대비 21.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35.9% 올랐다. 담합이 가격 상승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전원회의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제분업계는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담합 논란에 휘말렸다. 1985년에는 한국제분공업협회 소속 업체들이 공동 인상을 합의해 시정조치를 받았고, 2006년 대규모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최근 설탕 담합 사건까지 겹치면서 일부 기업에 대한 고질적 관행 비판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 외에도 전분당 담합 의혹 등 식품 원재료 분야 전반을 조사 중이다. 가격 재결정 명령이 실제 발동될 경우 담합 사건 제재 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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