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건강보험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보험료를 매기는 방식에 대해서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산 중심 부과 체계와 플랫폼 노동 소득에 대한 미부과 문제를 두고 제도 개선 요구가 높았다.
13일 건강보험공단 의뢰로 건강안전복지연합이 실시한 국민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2%가 건강보험이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49.5%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해 건강보험 제도가 사회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천1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구조화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지역가입자 세대주에서는 긍정 응답이 52.9%로 나타나 건강보험의 의료비 보장 기능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보험료 수준과 부과 체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보험료가 적정하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그쳤으며, 부과 체계가 공평하지 않다는 응답은 38.4%로 공평하다는 응답(27%)보다 높았다.
세대별 관심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건강보험 관련 소식에 높은 관심을 보인 비율은 60대가 77.4%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48%에 그쳤다. 고령층일수록 의료 이용이 많아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진행해온 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에 대한 인지도는 낮았다. 자동차 보험료 폐지와 재산 공제 확대 등 2단계 개편이 시행됐지만 응답자의 54.9%는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정책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4.3%에 불과했다.
향후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재산 보험료 계산 방식을 정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65.2%로 가장 많았다. 재산 보험료를 폐지하고 소득 중심으로 부과하자는 의견도 46.7%로 나타났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응답도 33.4%로 적지 않았다.
다만 재산이 많은 계층에 대해서는 보험료 부담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재산 보험료를 일부 고자산가에게만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39.9%로 전면 폐지 의견보다 약 두 배 높았다.
새로운 소득 형태에 대한 과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배달·대리운전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은 72.4%에 달했다.
노후 자금 성격의 사적 연금에 대한 보험료 부과 여부는 찬반이 비슷하게 나타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분석됐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45.4%는 정부가 법으로 정해진 국고 지원 비율인 20%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향후 재정 위기에 대비해 사회보장세를 신설하거나 재산세 일부를 건강보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크게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건강보험 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 신뢰는 높지만, 보험료 부과 기준의 형평성과 재정 구조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