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친화형 빌딩"… 네이버 제2사옥 '1784'

등록 2022.04.14 16:58:35 수정 2022.04.14 16:58:48
박준영 기자 sicros@youthdaily.co.kr

연면적 16만 5000㎡, 지하 8층-지상 28층 구성… '그린팩토리'의 1.6배
로봇·자율주행·AI·클라우드 등 네이버 선행 기술 망라·융합 테스트베드
친환경 오피스 인프라 구축,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위한 방역 준비

 

【 청년일보 】 네이버는 14일 제2사옥 '1784'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 2016년 착공을 시작한 1784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콘셉트로 건축된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1784는 연면적 16만 5000㎡(5만 평), 지하 8층-지상 28층으로 구성돼 제1사옥 '그린팩토리'의 1.6배에 달한다. 5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하며 총 25대의 엘리베이터를 배치해 직원들의 원활한 이동 환경을 구축했다.

 

1784는 '첨단기술의 융합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고 네이버 측은 강조했다. AI, 로봇, 자율주행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공간 안에서 지속적으로 융합되며 임직원의 업무를 돕고, 나아가 이러한 시도들이 축적되며 새로운 혁신 서비스 탄생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옥명인 1784에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1784는 건축 초기 정자동 178-4 번지라는 주소에서 착안했던 프로젝트명을 그대로 건물명으로 삼았다. 이는 '실험과 도전의 가치'라는 특성을 잘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1784년은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한 만큼 '혁신이 현실화된 공간'이라는 의미도 사옥명에 내포했다"고 설명했다.

 

 

◆ 친로봇 인프라 갖춘 1784… 임직원과 로봇 간 인터랙션 '활발'

 

1784가 만들어 갈 '공간의 혁신'은 로봇부터 시작된다. 1784에서는 건물 공간을 누비며 임직원에게 배달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루키'가 있다.

 

루키는 클라우드·5G·디지털 트윈 기반 브레인리스 로봇으로,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AROUND'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루키는 택배를 시작으로 도시락, 카페 등 1784 내 다양한 거점에서 여러 서비스 시나리오를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1784 전체는 실내 매핑 로봇 'M2'가 디지털 트윈 데이터로 제작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 디지털 트윈 데이터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업로드되고, 네이버랩스의 측위 기술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을 활용해 로봇들의 측위와 경로 계획에 활용된다.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건축되는 만큼, 건물 내부 곳곳에도 로봇에 특화된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ARC(AI·ROBOT·CLOUD)'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 ▲클라우드-로봇 사이의 통신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 ARC와 로봇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이음5G'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는 1784에만 존재하는 인프라다. 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는 도시의 로봇 서비스는 원활한 수직 이동이 중요한 숙제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로봇의 수직 이동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테스트베드라는 1784의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로봇 실험이 이뤄진다. 양팔로봇 '앰비덱스'는 1784 내 카페 등의 공간에서 루키를 소독하는 파일럿 서비스를 테스트한다. 드로잉로봇 '아르토원'은 사람의 붓터치를 학습해 패드에 그림을 그린다. 아르토원에는 안전하고 정밀한 힘 제어 로봇 기술과 사람의 운동지능을 학습하는 '태스크러닝'을 접목했다.

 

IPX(구 라인프렌즈)의 대표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 모습을 한 로봇도 1784에서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로봇과 사람 간 상호작용 연구'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네이버랩스의 '사람-로봇 상호작용(HRI)' 연구 과제 중 하나다.

 

 

 

◆ 네이버 첨단 기술 곳곳에 적용… 다양한 곳에서 임직원의 편의 도움

 

1784에는 네이버의 첨단 기술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클로바 페이스사인'으로 네이버 임직원은 스피드게이트뿐 아니라 네이버 부속의원, 식당, 편의점 등을 얼굴인식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클로바의 경량화 인식 모델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2~3m 전부터 얼굴 인식이 가능하고, 서버에서 인식 과정을 처리하는 특성상 식별 규모가 증가해도 처리속도가 매우 빠르다. 코로나 상황에 대응해 마스크를 쓴 채로도 인식 및 통과가 가능하다.

 

또한, 임직원은 '네이버웍스'를 통해 1784의 다양한 건물 인프라를 제어하거나 빌딩 내 다양한 편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임직원이 1784 내의 회의실을 예약하면 해당 회의실의 온도, 조명, 루버, 환기 등을 직접 제어하도록 네이버웍스 내에 '스마트제어' 기능을 구현했다. AI 챗봇 'WORKS 비서봇'을 통해 사내카페 및 식당에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을 확인하고 주문하거나 사옥 내 주차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회의실과 부속의원에도 AI 기술이 적용됐다. 1784에 도입 예정인 'AI 회의실'에는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을 비치하고 녹음된 내용을 텍스트화하는 클로바의 서비스 '클로바노트'와 연동한다. 회의가 끝나면 '클로바노트'로 정리된 회의록을 모든 참석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네이버 부속의원에는 '클로바 헬스케어' 기술을 적용해 기존 병원에서 불편했던 점을 간소화했다. 예를 들어 환자에 대한 병력 청취를 온라인으로 수행하면 AI 기술로 그에 따른 진찰 사항이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 및 EMR에 기록해 병원 내방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했다. '클로바 OCR'과 'AI 서머리'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보도록 항목을 분류·정리·분석해 이력관리 및 적절한 검진 추천도 해준다.

 

 

◆ 친환경 오피스 인프라 구축,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위한 방역 준비

 

지난 10여 년간 데이터센터 '각', 그린팩토리 등 친환경 건물을 구축해왔던 네이버는 1784에도 친환경 오피스 인프라를 구축해 'LEED Platinum' 인증을 받았다. 1784의 친환경 인프라는 크게 ▲자연에너지 활용을 통한 에너지 절감 ▲다회용·재활용 인프라를 통한 친환경 오피스 라이프 구축으로 요약된다.

 

1784는 그린팩토리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고효율 시스템 도입에 더욱 집중했다. 태양광 발전 패널, 빗물·생활용수 재활용, 수축열, 지열 등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고 고단열 외장 유리, LED 고효율 조명 & 제어, 복사냉방 등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인프라를 도입해 단위면적 당 에너지 연간 사용량을 타 업무시설 대비 약 34%를 절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설계 단계부터 방역 관점도 고려했다. 감염내과 전문의와 산업공학 전문가로 구성된 '방역자문단'은 1784의 시스템에 대해 병원 수준의 방역체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1784는 층별 공기가 분리되어 있는 독립 외조기 방식과 천장의 복사 패널 시스템을 혼합 적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이용해 중대형 병원 수준의 방역 안전성을 확보했다. 여러 층이 하나의 외조기를 공유하게 되면 오염된 공기가 재순환되기 쉬운데, 층별 공기를 분리해 신선한 공기가 최대한 많이 유입되도록 하고, 감염원이 확산될 확률을 현저히 낮췄다.

 

개인업무 공간 역시 일정한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1.8m에 이르는 넓은 가로폭의 책상을 도입해 1인당 사용면적을 넓히고 파티션도 1.8m로 높였다. 

 

얼굴인식, 스마트 주문, 로봇 딜리버리, 비접촉식 센서 도어, 스마트 제어, 1인 회의실 확충 등의 기술을 활용해 사옥 생활에 있어 접촉 자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로봇 기술 역시 방역에 활용된다. 1784에서는 연내 100여 대 이상의 로봇이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윤정 가톨릭 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관점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일반 회사뿐 아니라 병원에서도 놓치는 부분이 많은데 1784는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서 설계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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