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그룹 전환(下)]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박차"...교보생명,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등록 2023.07.16 08:00:00 수정 2023.07.16 08:00:09
성기환 기자 angel1004@youthdaily.co.kr

2024년 지주사 체제 공식 출범 목표...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자산운용사 인수 및 카카오페이손보 지분투자...싱크탱크 조직도 신설
금융지주사 전환 성공여부는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동의'에 달려

 

지난 1999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된 후 현재 총 9개의 금융지주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의지를 밝혔고,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을 발표했다. 이에 이들 금융그룹의 향후 종합금융그룹 추진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임종룡號 '증권·보험사' 눈독

(中) "사업구조 다각화 일환"...한국금융지주, '생명보험사' 눈길

(下)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박차"...교보생명,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 청년일보 】 교보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월 이사회에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을 보고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설립에 성공하면 생보업계 최초이며,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2월 9일 정기 이사회에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의 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안건을 보고했다. 앞으로 인적분할 이사회 결의,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 금융지주사 승인 및 지주사 설립등기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최종 금융지주사 출범 시기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지주사 전환 공식화...생명보험을 주축으로 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교보생명은 지난 2005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지만, 공식적으로 직접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설립 추진을 결정한 배경은 인구구조 변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생명보험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생보 중심의 지배구조로는 각종 법규상 제약으로 그룹의 장기 성장전략 수립과 추진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무엇보다 지주사 전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성장 동력발굴 및 관계사 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을 주축으로 증권, 자산운용 등을 넘어 다양한 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주사 설립은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복합 불확실성 환경하에서 현재의 교보생명 중심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의 그룹 성장전략 수립 및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기업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인적 분할 단계로 교보생명이 보유한 자회사 주식 및 현금 등을 분할해 금융지주사를 신설하고, 기존 교보생명 주주에게는 신설 금융지주사의 신주를 교부한다.

 

두 번째 단계는 교보생명을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지주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고, 이 신주에 대한 납입금 대신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는다.

 

 

◆ 자산운용사 인수·카카오페이손보 지분투자 外 그룹 '싱크탱크'도 신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설립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4월 대체자산운용사인 파빌리온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교보생명에 편입된 파빌리온자산운용은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교보AIM자산운용은 그룹 내 계열사와 운용 노하우 공유를 통해 펀드상품 개발 등 보다 다양한 특화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보생명은 향후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교보생명은 손해보험업 진출 추진도 공식화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손해보험업 진출 필요성과 배경 등의 안건을 보고했다. 이어 교보생명 측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 지분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둔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 지분투자를 통해 생명보험업과 증권업, 자산운용업에 이어 손해보험업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한 교보생명은 이달 디지털 신사업 발굴을 위해 미래사업연구소를 신설하고, 소장 직무대행에 변승현 상무를 선임했다. 변승현 상무는 미국 Texas A&M University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2014년 BC카드에 입사했다. 이후 글로벌사업실장(이사), 글로벌본부장(상무) 및 카드 해외사업실장(상무)을 역임했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디지털 혁신전략에 따라 보다 체계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그룹차원의 싱크탱크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미래사업연구소를 통해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은 물론 그 이후 큰 틀의 미래 사업전략도 함께 설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FI(재무적 투자자)들 대상으로 '설득과 대화'에 적극 나서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성공여부는 현재 2조원 대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비롯한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동의에 달려 있다. 교보생명이 구상하는 형태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한 인적분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주주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교보생명 지분은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33.78%) 및 특수관계인이 총 36.91%를 들고 있다. 나머지는 FI들이 대부분 보유하는 구조다. 주총 결의요건 총족을 위해서는 FI 일부라도 반드시 우호지분으로 확보해야 한다.

 

FI 중에서는 신창재 회장과 풋옵션 계약을 놓고 공방 중인 어피너티 컨소시엄 지분이 24.01%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 사모펀드인 코세어 캐피탈이 9.79%,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이 7.62%, 한국수출입은행이 5.85%, 어퍼마 캐피탈이 5.3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창재 회장은 지난 4월 20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2023 윤경ESG포럼 CEO 서약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금융지주사 전환은 회사와 주주들이 윈윈하는 작업"이라며, "향후 불확실성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주주들을 열심히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에 금융지주 전환 계획을 보고했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이 합의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설득하고 계속 대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창재 회장과 오랜 기간 풋옵션 계약을 놓고 분쟁 중인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IMM PE·베어링PEA·싱가포르투자청)의 어피너티 관계자는 "회사(교보생명)가 하는 활동들에 대해 딱히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풋옵션 계약 이행이 우선이라는 것이 저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성기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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