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지오그리드 대표(아랫줄 왼쪽부터 세번째)와 임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오그리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1566487573_78a4f5.jpg)
【 청년일보 】 최근 2030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샤워기 필터'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어느덧 샤워기 필터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한 것은 물론, 국내 가정에서 역시 해당 제품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샤워기 필터 열풍은 근본적으로 특정 건물에서 흐르는 '물'에 대한 위생적 불안감에 기인한다. 즉, 아무리 중앙 수도시설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고 해도 건물 내 노후한 수도관, 저수조 등으로 인해 수원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샤워기 필터에 대한 급격한 수요는 수년 전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에 대한 불안감이 도심 환경 내에서 급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자사의 독특한 기술을 통해 시민들의 '클린 워터 라이프'를 실현하고자 하는 지오그리드다.
◆ "물, 인간 생존에 필수적 요소"…사업 안정성·가능성에 '주목'
지오그리드는 김기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과거 여행 업계에 종사하는 과정에서 '물'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20년 가까이 여행업계에서 가이드 업무도 수행하고, 책도 집필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해봤다"며 "여행업계에서 일을 하며 개인적으로 만족감도 높았지만, 결정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여행업계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소회했다.
김 대표는 "여행업계를 떠난 이후 주변 환경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적은 사업 아이템을 물색하기 시작했다"며 "고심끝에 최종적으로 뛰어들게 된 주제가 바로 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DX)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특히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물은 결국 수원을 떠나 '건물 내 수도관'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수돗물은 전 세계 8위권 안에 들 정도로 깨끗한 편에 속하지만, 이를 직접 마시는 국민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며 "대부분 건물 내 배관의 위생 상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시민들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게 바로 지오그리드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오그리드 BLOS 시연 기기. [사진=지오그리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1566580645_6fc20c.png)
◆ 물 정화 자체 핵심 기술 'BLOS'…"실시간 수질 모니터링·오염 물질 근본적 제거"
김 대표는 깨끗한 수질의 수원이 공급되고 있음에도, 실제 가정이나 각종 시설에서 만나게 되는 수돗물은 오염된 상태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건물마다 상수도를 바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지하수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물에 대한 수질, 유동량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데이터가 부재해 있다"며 "현재 수도요금을 측정하기 위한 시스템만 설치돼 있을 뿐, 위생적인 물이 오가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마땅한 측정 수단이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오그라드가 자사의 핵심 기술인 BLOS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LOS는 '빌딩 오아시스(Building Oasis)'의 약자로, 빌딩 내 모든 수도꼭지에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BLOS는 수질 관리·수질 예측·살균 및 소독·빌딩 정수 등의 세부 기술을 포함한다.
김 대표는 "정수기, 샤워기 필터를 통해 일정 부분 물을 정화할 수 있지만, 모든 물을 이런 방식으로 관리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물이 특정 건물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실제 소비자가 사용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겠다는 게 BLOS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체 개발한 실시간 수질 관리 기술이 지오그리드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자사의 기술을 소개하며 "정부 과제를 2년간 수행하며 수질과 관련된 데이터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굳이 내시경을 통해 배관 상태를 매일 확인하지 않더라도 데이터를 통해 고도의 정확성을 갖춘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지오그리드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BLOS의 기술적 목표가 단순한 배관 청소 및 관리에 있는 것이 아닌, 배관 내에 위치한 오염 물질 자체를 제거하는 데 있다고 부연한다.
그는 "지오그리드의 BLOS는 외부의 전원 공급 없이 오염된 물을 이온화해 정화하고, 또 이를 약 72시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면서 "간단히 말하면, 수원이 공급되는 건물 수도관 초입부에서 이온화된 물을 흘려보내 배관을 오염시키는 물질 자체를 차단하는 원리"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건물 내 설치된 수도관의 고질적인 문제인 '녹슴' 현상도 BLOS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배관 상태에 따라 소요되는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오그리드의 기술로 녹을 '마그네타이트(자철석)화' 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녹이 배관 안쪽으로 떨어져나오지 않아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대형 리조트에 적용된 지오그리드 BLOS 모니터일 화면. [사진=지오그리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15663758_aa0ace.jpg)
◆ "노후 아파트부터 급식 시설까지"…현장서 입증된 'BLOS'
김 대표는 BLOS가 이미 수많은 실제 설치 사레를 통해 그 성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오그리드의 BLOS는 노후 아파트, 급식 시설 등에 설치돼 '마실 수 없는 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꾸는 기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일례로 지오그리드는 지난 1975년에 건설된 서울시 종로구 모처의 아파트에 해당 기술을 적용한 이후 3주 만에 유해 물질(철) '불검출, 적합' 판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7주가 지나서는 색도·탁도·철 등에서 '불검출' 판정을 받았고, 아연 역시 큰 폭(0.308mg/L→0.08mg/L)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BLOS는 무엇보다 물의 위생 상태가 중요한 급식 시설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2003년 건립된 서울시 서대문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오그리드는 BLOS 기술 적용 두 달 만에 물에서 색도·탁도·일반세균·철 등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이와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오그리드의 BLOS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리조트에 BLOS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국가 시설에도 설치돼 운영이 되는 등 추가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C-Lab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PoC를 통해 기술을 증명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BLOS 도입을 통해 궁극적으로 건물 자산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기술을 통해 위생적이고 우수한 품질의 수원을 공급할 경우 해당 시설의 부가 가치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지오그리드를 '프롭 테크' 스타트업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기술을 도입하는 공간마다 세부적인 니즈는 상이하지만, 수질을 개선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며 "예를 들어 호텔의 경우 깨끗한 물이 공급될 경우, 이 물이 사용되는 다양한 시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결론적으로 호텔에 대한 신뢰도와 부가 가치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교 급식실의 경우에도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수질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기관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식중독 등 단체 급식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생적 문제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울러, BLOS는 각 시설의 니즈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지오그리드의 BLOS 기술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한국인 기숙사로 사용되는 노후화된 아파트가 있는데, 건물에서 나오는 물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돼 있었다"며 "직원들이 각각 샤워기 필터를 구입해 사용하는 지경이었는데, BLOS 기술을 통해 물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드렸다"고 회상했다.
![지오그리드 BLOS 이온화장치. [사진=지오그리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30/art_17531566851217_0e7d0a.jpg)
◆ 올해 매출 20억원 목표…"학교·호텔 대상 영향력 확대 집중"
김 대표는 현재 매출을 극대화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학교나 호텔과 같이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다양한 성공 사례를 통해 지오그리드와 BLOS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매출은 약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현재는 영업이익보다는 업계에서 회사의 입지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벤처캐피탈(이하 VC)과의 접촉을 통해 추가 투자도 유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다음과 같은 포부로 청년일보와의 인터뷰를 마쳤다.
"시설에 '세스코'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으면 소비자가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듯이, 미래에는 지오그리드의 BLOS 인증 스티커가 그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물을 통해서 깨끗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습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