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향한 역대급 투자 약속을 이행하며 AI 패권 경쟁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최근 오픈AI에 투자하기로 했던 잔금 약 220억~225억 달러의 납입을 최종 완료함으로 지난 2월 소프트뱅크가 공언했던 총 400억 달러(약 57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연내에 모두 마무리됐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단계적으로 자금을 집행하며 오픈AI와의 결속을 다져왔다. 지난 4월 80억 달러 규모의 직접 출자를 단행한 데 이어, 공동 투자자들과 손잡고 100억 달러의 추가 펀딩을 조성하는 등 치밀한 자금 운용을 보여줬다.
이번 투자는 오픈AI의 기업가치를 2,600억 달러로 평가했던 지난 2월의 약정에 따른 것이나, 현재 오픈AI의 시장 평가는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오픈AI의 가치는 5,000억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향후 기업공개(IPO) 시 가치가 1조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자금 집행 완료로 소프트뱅크는 오픈AI의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며 확고한 핵심 주주 반열에 올랐다. 최근 오픈AI가 공익법인(PBC)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정리된 마이크로소프트(지분율 27%)와 비영리 오픈AI 재단(26%)에 이어 사실상 3대 주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손정의 회장이 내린 결단이다. 소프트뱅크는 투자 실탄을 확보하고자 지난달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 58억 달러어치를 전량 매각했다.
당시 손 회장은 엔비디아 주식을 팔고 싶지 않았으나 오픈AI 투자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동시에 10조 달러를 투자해도 반년이면 회수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으로 시장 일각의 ‘AI 거품론’을 정면 돌파했다.
투입된 자금의 일부는 오픈AI와 오라클이 공동 추진하는 미국 내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활용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투자 외에도 전날 AI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인 디지털브리지를 4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