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LG생활건강의 수익성 지표가 최근 5년 사이 뚜렷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2021년까지는 두 자릿수 수익성 지표를 유지했지만, 2022년 이후 급격한 둔화 국면에 진입하며 아직까지 의미 있는 회복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사업 부진과 비용 부담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의 속도도 제한적인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020~2021년까지 수익성을 유지했으나, 2022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되며 하락 국면에 들어선 뒤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지난 2020년 17.92%, 2021년 16.65%로 두 자릿수를 유지하다가 2022년 4.41%로 급락한 뒤 2023년 2.65%, 2024년 3.44%에 머물렀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2년 이후 ROE가 한 자릿수 초반으로 급격히 떨어지며 수익 구조가 크게 흔들린 모습이다. 2024년 들어 소폭 반등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회복 국면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ROA(총자산순이익률)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0년 12.23%, 2021년 12.00%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으나, 2022년 3.48%로 급락한 뒤 2023년 2.25%, 2024년 2.79%에 머물렀다. ROA는 부채를 포함한 전체 자산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ROE와 ROA가 동시에 하락했다는 점은 자기자본뿐 아니라 전체 자산 측면에서도 이익 창출 능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수익성 악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EPS는 2020년 4만5천18원, 2021년 4만7천665원에서 2022년 1만3천352원으로 급감한 뒤 2023년 8천57원까지 떨어졌다.
2024년에는 1만675원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과거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EPS는 기업이 1주당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LG생활건강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020년 35.99배, 2021년 23.01배에서 2022년 54.07배로 급등한 뒤 2023년 44.06배, 2024년 28.57배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 PER은 76.60배로, 동일 업종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PER은 53.43배, 에이피알 40.31배, 애경산업 12.94배로 집계됐다.
PER은 기업의 수익성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주식이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를 판단할 때 자주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실적에서도 회복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한 4천71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88억원의 적자로 돌아서며 수익성 부담이 이어졌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주요 채널 전반에서 매출이 줄어들며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실적 전망 역시 녹록지 않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화장품 매출은 5천4백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하며 역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영업적자는 4백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부분 채널에서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이 아직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면세 채널 부진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면세 매출은 57% 감소한 3백31억원으로, 전 분기부터 시작된 고강도 채널 정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고수익 채널이었던 면세 매출이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화장품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도 위기 인식이 뚜렷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은 지난 5일 신년사를 통해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가 생존과 성장의 핵심이 된 시대"라며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주도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이 지난해 10월 신임 사장으로 공식 선임된 이후 대외적으로 경영 전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장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고객 경험 혁신 ▲고성장 지역 집중 육성 ▲수익성 구조 재조정 등 4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뷰티사업부와 HDB(홈케어&데일리뷰티)사업부를 럭셔리뷰티, 더마&컨템포러리뷰티, 크로스카테고리뷰티, 네오뷰티, HDB 등 5개 조직으로 재편했다.
이 사장은 특히 "브랜드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고성장 브랜드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소비자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주요 기능을 브랜드 조직에 내재화해 브랜드 전환과 고성장 브랜드 가속화를 집중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