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류 확산을 발판으로 한국산 소비재가 수출 전면에 나섰다. 그간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중후장대 품목에 가려 '보조 축'에 머물렀던 소비재가 이제는 100억달러 고지를 잇달아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주력 수출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은 124억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5년 연속 100억달러를 웃돌며 안정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K-푸드는 라면의 글로벌 흥행을 중심으로 김, 포도, 김치 등 주요 품목이 고르게 성장했다. 한식당의 해외 확산과 함께 고추장·간장 등 소스류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외연을 넓혔다.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식문화 전반으로 파급력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K-뷰티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114억달러로 전년 대비 11.8% 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24년 102억달러로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기초·색조 화장품을 비롯해 세안용품, 두발용 제품, 향수·화장수 등 품목 전반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4년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은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뷰티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가성비'와 '기능성'을 앞세운 제품 경쟁력에 K-콘텐츠 영향력이 더해지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재 전반으로 보면 성장 저변은 더욱 넓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선정한 5대 유망 소비재 가운데 의약품(107억달러, 11.9%↑), 생활용품(95억달러, 5.2%↑), 패션(23억달러, 0.1%↑)도 일제히 증가했다. 문구류·사무용품·장신구·위생용품 등 생활밀착형 제품과 의류·신발 등 패션 품목이 한류 이미지와 결합해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을 구축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성과는 기존 15대 주력 수출 품목과 비교해도 의미가 크다. 식품과 화장품은 각각 가전(73억달러), 이차전지(72억달러), 섬유(97억달러) 실적을 넘어섰고, 컴퓨터(138억달러)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 B2B 중심 구조에서 B2C 소비재가 실질적 수출 축으로 부상한 셈이다.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정부도 소비재를 수출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보고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K-소비재 수출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2026~2028년 'K-소비재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3년 463억달러 수준인 5대 유망 소비재 수출을 2030년 700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수출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K-컬처 확산은 소비재 수출의 새로운 기회"라며 "2030년 700억달러 달성 기반을 차질 없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