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기차 배터리 정보 은폐' 벤츠 제재…과징금 112억·검찰 고발

등록 2026.03.10 15:08:25 수정 2026.03.10 15:08:25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EQE·EQS 일부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 누락…CATL 사용 판매지침 배포
공정위 "위계에 의한 부당 고객유인"…시정명령·공표명령 및 독일 본사 함께 고발

 

【 청년일보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은폐한 채 차량을 판매하도록 한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해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가 전기차 EQE·EQS 일부 모델에 중국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 셀이 탑재된 사실을 숨기고, 마치 모든 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처럼 판매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2억3천9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 2023년 6월 EQE와 EQS 차량 판매를 위한 '차량 판매지침(EQ Sales Playbook)'을 제작해 국내 딜러사에 배포했다. 해당 지침에는 배터리 셀 제조사 등 차량 주요 정보가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 일부 모델에 탑재된 파라시스 배터리 셀에 대한 내용은 의도적으로 누락됐다.

 

대신 지침에는 CATL 배터리를 선택한 이유와 기술력, 글로벌 시장 점유율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소비자가 배터리 제조사를 문의할 경우 CATL 배터리의 우수성을 중심으로 설명하도록 안내하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시 출시된 EQE 6개 모델 중 4개 모델, EQS 7개 모델 중 1개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는 이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판매지침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코리아는 이미 2021년 독일 본사로부터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 관련 자료를 전달받아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부품으로,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파라시스 배터리는 2021년 중국에서 화재 위험 문제로 대규모 리콜이 이뤄진 이력이 있어 소비자 관심이 높은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벤츠는 해당 판매지침을 딜러사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영업 과정에서 적극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딜러사들은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모른 채 차량에 CATL 배터리가 사용된 것으로 설명하며 판매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약 3000대 판매됐으며, 판매금액은 약 2천8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소비자를 오인시켜 경쟁 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에 향후 동일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공정위 제재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도록 하는 공표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또한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4%를 적용해 과징금 112억3천900만원을 부과했으며, 법 위반 과정에서 독일 본사 역시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양사를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사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은폐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딜러사를 사실상 수단으로 활용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 경우에도 제조사가 부당 고객유인의 책임 주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정보가 정확히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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