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하던 인재상인 '하고잡이'(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가 재정립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인재상 재정립은 말보다 결과로 증명하는 등 역량 요건을 명시하고 리더가 경계해야 할 금기 사항까지 가이드라인으로 수립함으로써, 조직 문화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평소 '하고잡이'를 인재상으로 삼았다. 이는 나이나 연차, 성별과 같은 외적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열정·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CJ그룹의 실용주의 철학을 상징한다.
실제로 CJ그룹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과감한 인사 혁신을 추진했다. 앞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회사는 CJ CGV 자회사 CJ 4DPLEX(포디플렉스) 신임 대표에 1990년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내정했다.
지난 2018년 CJ 4DPLEX에 합류한 방 대표는 당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글로벌 시장으로 유통하는 등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오너 일가가 아닌 비(非)오너가 출신 전문경영인으로서 1990년생이 계열사 대표이사(CEO)에 오른 것은 국내 재계 대기업 계열사 중 최초 사례였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하고잡이' 기반의 능력주의 인사 기조가 관철됐다. 36세 여성 리더 2명을 포함해 총 5명의 30대가 신임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전체 인원 중 1980년대 이후 출생자 비중은 45%에 달했다.
이처럼 능력 중심의 인사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최근 CJ그룹은 하고잡이 인재상을 업그레이드했다.
CJ그룹에 따르면 최근 계열사 CEO부터 Z세대 신입사원까지 약 1천명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고잡이 인식을 조사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지향점을 반영한 5대 덕목을 구체화했다.
CJ그룹은 하고잡이 요건으로 ▲내일 더 새롭게 ▲꿈을 원대하게 ▲반드시 결과로 ▲안돼도 다시 ▲진정성 있게 등 5가지 덕목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꿈을 원대하게'는 익숙함과 안정 대신 도전을 선택하는 태도에 기반한다. 단순히 목표 수치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론을 자문하며 이를 새로운 시도의 기점으로 삼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CJ그룹의 설명이다.
'반드시 결과로'는 계획이나 의지를 실질적인 성과로 입증하는 실행력에 방점을 둔다. 이밖에 '안돼도 다시'는 도전 과정에서의 실패를 재시도의 동력으로 전환하는 '회복탄력성'을 의미한다.
특히 CJ그룹은 2026년형 하고잡이 문화 정착을 위해 리더가 경계해야 할 7대 금기 사항으로 ▲원칙 없는 업무 몰아주기 ▲지시 후 방치 ▲파벌 형성 ▲의사결정 시간 끌기 ▲의미 없는 마이크로 매니징 ▲성과 가로채기 ▲일방적 소통 등을 규정했다.
CJ그룹은 "해당 기준은 고정된 목록이 아니라, 조직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추가하고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이는 하고잡이가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 '워커홀릭'을 의미한다는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리더의 과도한 개입이나 성과 독점이 고착화된 환경에서는 구성원의 자발적인 시도와 도전이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라고 CJ그룹은 전했다.
CJ그룹은 "하고잡이는 오랜 기간 CJ의 인재상을 상징해 온 단어로, 해당 조사는 새로운 개념의 창출이라기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그 실무적 의미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하고잡이는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도전을 통해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을 뜻한다"면서 "훌륭한 하고잡이 동료들이 함께할 때 조직의 성장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