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에 대출·카드사용 모두 감소...올 1분기 가계빚 13.7조원 급감

등록 2023.05.23 12:53:08 수정 2023.05.23 16:47:07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가계 신용대출 15.6조원 감소...주담대는 5.3조원 늘어
카드 미결제액도 3.4조원 감소...9분기 만에 감소 전환

 

【 청년일보 】 올해 1분기(1∼3월) 전체 가계 신용(빚)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4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는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으로,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 속에서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약 16조원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853조9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12월 말 기준 1천867조6천억원)와 비교해 0.7%(13조7천억원) 줄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의미한다.

 

가계신용 규모는 작년 4분기(-3조6천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뒷걸음쳤고, 감소액(13조7천억원)의 경우 집계가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잔액(1천862조9천억원)보다도 9조원 줄었는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계신용이 감소한 경우도 통계 편제 이래 처음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높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줄었고, 지난해 연말 소비 증가 효과가 사라지고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축소돼 판매신용 역시 감소했다"며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함께 줄어든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빼고 가계대출만 보면, 1분기 말 잔액이 1천739조5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 말(1천749조8천억원)보다 10조3천억원 줄었다. 마찬가지로 전 분기 대비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잔액 721조6천억원)이 6분기 연소 감소세를 이어가며 15조6천억원이나 적어졌다.

 

하지만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17조9천억원)의 경우 5조3천억원 늘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전 분기(4조7천억원)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박 팀장은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높은 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 등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갔다"며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정책모기지 취급, 주택거래 회복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고 진단했다.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2조1천억원 감소했고,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도 9조7천억원 줄었다.

 

그러나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9조9천억원)을 중심으로 11조5천억원 늘었다.

 

이는 주택도시기금의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이 불어난 데다, 자산유동화회사의 정책모기지 취급과 개인투자자에 대한 증권사의 신용공여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1분기 가계 판매신용 잔액(114조4천억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3조6천억원)를 중심으로서 3조4천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이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20년 4분기(-2천억원)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박 팀장은 2분기 가계신용 전망과 관련해 "2분기 전체 흐름을 말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4월 전체 금융기관 가계대출이 2천억원 증가로 전환한 만큼 가계 부채의 축소세도 다소 둔화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판매신용 추이에 대해서도 "4월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1분기 월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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