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티웨이항공 탑승카운터.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104/art_17376166496215_610a71.jpg)
【 청년일보 】 대명소노그룹(이하 대명소노)이 저가항공사(이하 LCC) 티웨이항공 인수에 나선다. 이를 통해 LCC 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만큼 '쩐의 전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대명소노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2일 티웨이항공을 대상으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및 주주제안을 전달하는 등 경영 참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일 티웨이항공과 정홍근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경영진의 전면 교체 ▲티웨이항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를 요구하는 경영개선 요구서를 전달했다. 또 오는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의안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 전달과 주주명부 열람등사도 요청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경영개선 요구서에서 "티웨이항공은 현재 항공 안전의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항공안전감독에 따른 높은 개선지시비율을 미뤄볼 때 항공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평가한 운항 신뢰성 부족과 연쇄적인 행정 조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안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주주제안을 통해 신규 이사 선임에 대한 의안 상정을 요청하고,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안정적인 항공사 운영전략 수립은 물론, 항공업과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재무 건전성과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이번 경영개선 요구 및 주주제안을 전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수 추진은 그룹 창업주 고(故) 서홍성 회장의 아들인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재직할 당시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했는데, 가격 문제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서준혁 회장은 "대명소노그룹의 풍부한 국내·외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출시와 고객서비스 강화를 통해 티웨이항공의 고객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항공산업 진출을 대명소노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고 전했다.
◆ '대명소노그룹' VS '티웨이홀딩스+예림당' 경영권 분쟁 발발…3월 이사회가 '분수령'
대명소노의 최종 인수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경영권 분쟁'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28.02%)와 출판사인 예림당(1.72%)으로 이들 총 지분율은 30.06%다.
대명소노는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16.77%)과 계열사 대명소노시즌(10%)을 합해 지분 26.7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와 관련 대명소노는 지난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 보유 지분 전량을 두 차례에 걸쳐 인수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 주주 현황.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104/art_17376166743477_51b29f.png)
1~2대 주주의 지분 차이가 3%포인트도 채 나지 않아 그동안 업계에서는 양사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대명소노는 3월 예정되어 있는 티웨이항공 제2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티웨이항공의 신규 이사진에 자신들의 의사를 대변할 이사진을 일정 부분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 경영진을 비판하고, 유상증자 필요성을 소액주주들에게 주장하며, 이들의 의결권 확보를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명소노 측은 서준혁 회장을 포함한 9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의 현재 이사진은 총 7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이 중 사내이사 2명(대표이사 포함),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오는 3월 31일부로 만료된다. 이에 이번 주주총회 때 4명의 이사들에 대해 연임 혹은 신규 선임을 결정할 수 있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선임은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 그리고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만약 대명소노 측이 소액주주 지분을 확보한다면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이사진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상법 제434조에 따르면 임기가 남은 이사의 해임의 경우에는 특별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출석 주주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만약 대명소노가 이번 티웨이항공 정기주주 총회에서 일정 이사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경영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대명소노그룹 소노타워. [사진=대명소노그룹]](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104/art_17376166550377_80fa27.jpg)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분쟁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최종 인수까지는 '쩐의 전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과 자금력이 여의치 않아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비상장사인 소노인터내셔널(연결 기준)의 2023년 매출액은 8천470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별도 기준)은 1천832억원,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별도 기준)은 5천491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예림당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47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별도 기준)은 65억원, 유동자산(별도 기준)은 504억원이다. 같은 기간 티웨이홀딩스(별도 기준)의 매출액은 17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억원, 유동자산은 81억원이다.
◆ 대명소노그룹,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합병 목표…대형 LCC 탄생 기대감 'UP'
만약 이번 인수가 성공한다면 대명소노는 대형 LCC로 발돋움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매출액 기준 LCC 점유율을 보면 제주항공(27.9%), 티웨이항공(22.1%), 진에어(21%), 에어부산(14.6%), 에어프레미아(6.2%), 에어서울(5.2%), 이스타항공(2.4%), 에어로케이(0.8%) 등 순이다.
현재 대명소노는 다른 LCC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확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지난해 말 소노인터내셔널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2%의 절반(11%)을 581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잔여 지분(11%)를 오는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해, 사실상 2대 주주로 꼽힌다. 그동안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는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각자 대표를 선임하고, 사업부별로 나눠 에어프레미아를 운영해 왔다.
현재 에어프레미아 지분은 AP홀딩스 우호지분 46%, 소노인터내셔널 11%, JC파트너스 우호지분 11%, 기타주주 32% 등이다.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의 경영권 확보에 성공한다면 이 두 회사를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AP홀딩스와의 주주 간 계약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목표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두 항공사의 합병도 고려하는 사안"이라며 "두 항공사의 합병 시 국내·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과 유럽·미주까지 아우르는 장거리 노선의 확보를 통해, 새로운 항공사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중복 노선이 없다는 점을 통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과 외형적 성장까지 이룰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대명소노그룹의 풍부한 국내외 인프라와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경험하며 만족도 또한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이번 경영권 확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내부적으로도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듯 하다"며 "서준혁 회장이 티웨이항공 인수를 재도전하는 것이니 만큼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호텔과 항공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경영권을 확보하면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두 항공사를 합병하면 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수 있어 업계의 지각변동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소노인터내셔널은 국내 18개 호텔·리조트에 1만1천여 객실 수를 보유한 리조트 기업이다. 지난 2019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사명과 브랜드를 '대명'에서 '소노'로 변경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 베트남,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호텔사업을 하고 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