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우리금융그룹]](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5035443869_5dec32.jpg)
【 청년일보 】 우리금융그룹(이하 우리금융)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번 승인을 통해 그동안 이익 대부분을 우리은행에 의존하던 우리금융은 지난해에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보험사까지 자회사로 품으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동양생명, ABL생명 노조가 위로금 및 고용승계 등에 대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우리금융의 최대 과제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2일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8월 28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동양생명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34조5천472억원으로, 국내 6위 규모 생명보험사이다. ABL생명 총자산은 18조7천643억원으로 12위다. 두 회사가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되면 우리금융 총자산은 기존 526조원에서 579조원 규모로 불어난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으면서, 지난해부터 검토해온 두 회사의 그룹 편입 준비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먼저,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우리금융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그룹 자회사로서의 시스템 전반을 정비할 계획이다.
또한, 자회사 편입 즉시 두 보험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회장 주재 소통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문화 혁신의지와 비전을 공유함과 동시에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일 계획이다.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신한라이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5036514466_b2660e.jpg)
우리금융은 매도인과 상호 협력할 부분 및 세부일정 등을 지속 협의할 것이며, 오는 7월초 동양·ABL생명 양사의 주주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등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향후 일정을 전했다.
신임 동양생명 대표는 지난해부터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단장을 맡아온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험사 인수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이다. 우리금융 순이익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로 은행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3조394억원으로, 우리금융(3조860억원) 연간 순이익의 98.5%를 차지했다. 하지만 동양생명(3천143억원)과 ABL생명(1천51억원)의 지난해 순이익이 우리금융 실적으로 포함되면 우리은행 의존도는 86.7%로 낮아진다.
이번 승인을 통해 우리은행과 동양·ABL생명 간 시너지 효과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방카슈랑스 영업망을 통해 동양·ABL생명의 상품 판매를 보다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ABL생명의 운용자산을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에 맡겨 자산운용사의 몸집을 키우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처럼 우리금융은 향후 금융당국과 시장의 신뢰를 받는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과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동양·ABL생명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보상방안 즉각 제시 촉구 기자회견.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5035202088_4e578e.jpg)
다만 동양생명, ABL생명 노조가 위로금 및 고용승계 등에 대한 협상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어 향후 우리금융의 최대 과제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회사 편입 이후엔 중복 업무 효율화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영진 선임, 임직원 구조조정,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융합하는 등의 과제가 새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 직원 수는 약 1천639명이다. 두 생보사를 합쳤을 때 자산 규모가 비슷한 NH농협생명 1천44명, 신한라이프 1천533명보다 많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그만큼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 임직원과 노조를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주목된다.
앞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고용승계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우리금융으로 인수될 시 고용승계 등을 논의하자는 취지의 공문을 우리금융 측에 보냈지만, 우리금융으로부터 아직 어떠한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동양·ABL생명 노조에서 우리금융에 인수된 이후 고용승계 등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우리금융 측에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어떠한 입장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보험사 편입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제 막 자회사 편입 승인이 난 상태로 아직 고용에 대해 구체적인 방침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편입 과정이기에 편입에 총력을 쏟는 것이 우선인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