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직원이 현금서비스 한도 '제멋대로' 상향 인출...비씨카드發 부당대출 사고 '후폭풍' 촉각

등록 2025.06.09 08:00:04 수정 2025.06.09 08:00:12
김두환 / 신정아 기자

내부 직원, '셀프' 현금서비스 한도 상향 통해 16억원 부당 인출
비씨카드 자체 내부 감사 진행 속 업계 일각 '내부통제' 부실 지적
금감원 "자체 감사 결과 검토 후 후속 현장 검사 여부 결정할 것"
업계일각, 비씨카드發 금융사고 여파 업계 전반에 확산 우려 '주시'

 

【 청년일보 】 비씨카드(BC카드) 직원이 자신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임의적으로 상향 조정해 무려 10억원대의 부당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카드 한도를 임의로 상향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는 내부시스템을 두고 적잖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즉 비씨카드의 내부 통제 시스템상 전반적인 부실운영이란 지적이 나온다.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하자 비씨카드는 자체 내부 감사를 실시했으며, 금융당국은 감사 결과를 검토한 후 현장 검사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9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지난달 7일 내부 직원이 단기 현금서비스 한도를 임의로 수십 차례 상향 조정하면서, 약 16억원 가량을 부당하게 인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한도 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A씨가 본인의 단기 현금서비스 한도를 대폭 상향하면서 발생했다.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현금 16억원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서비스는 지정한 한도 이내에서 카드사가 현금을 빌려주는 단기 대출이다. 최대 이용 한도는 통상 800만~1천500만원 수준이다.


현금서비스는 일반 대출과 달리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한도 만큼의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A씨는 이 같은 점을 악용해 비정상적인 한도 상향으로 대규모 부당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15일 비씨카드의 정기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각됐다.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비씨카드는 이번주까지 부당 대출액 16억원을 모두 회수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사고가 카드 한도 관리 업무를 담당해온 직원이 ‘셀프'로 한도를 과도하게 높여 부당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씨카드는 물론 업계 전반에 걸쳐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유사한 사례는 없었다"며 "한도 설정 관련 인증 강화 등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두고 카드 한도를 임의로 상향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시스템에 대해 적잖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즉 총체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람 단위로 볼때 카드 한도가 최대 1천500~2천만원 정도로 설정돼 있다"면서 이번 비씨카드 같은 경우에도 카드 한도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 사고를 초래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초 신용카드 한도는 무작정 상향 조정할 수 없도록 시스템이 설정돼 있따"면서 "특히 고객 요청이 있더라도 한도금액이 클 경우 특별한도라고 해서 상급자의 결제를 반드시 받고 진행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비씨카드 사고 같은 경우 담당자 본인이 한도 상향을 임의로 올릴 수 있었다는 건 어느 누구도 확인하는 직원이 없었다는 것이며, 그 자체로도 내부통제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도 "담당 직원 본인이 자의적으로 (현금서비스) 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시스템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내부에 카드심사부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을텐데,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로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본인 카드로만 이용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면서 "친인척 명의 카드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측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로 금융사고가 발생한 만큼, 주주 입장에서도 회사의 경영시스템 전반적인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비씨카드 금융사고로 인한 불똥이 업계 전반에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감독당국에서 이번 금융사고를 비씨카드만의 사고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이 있다"면서 "이번 사고로 인해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 관련해 비씨카드 내부감사 결과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자체 내부감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검토한 후 현장 점검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은행처럼 몇 백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고 경우에는 금감원이 현장 점검에 바로 실시한다"면서 "이번 비씨카드 사고의 경우 자체 감사부서에서 일단 책임 규명을 한후 (당국에) 보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의 내부감사 결과를 검토한 이후 이를 토대로 필요에 따라 현장 검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 신정아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