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주년 특집_다음 6년을 묻다 ⑤금융권 변화] “코로나 이후 ‘은행’이 사라진다…디지털 전환이 만든 변화”

등록 2025.06.23 10:00:19 수정 2025.06.23 10:01:25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집단감염 우려에…창구엔 칸막이, 콜센터엔 재택근무 확산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산…효율성 및 비용 절감 전략 병행
은행업무 비대면 고도화…조직과 인력은 슬림화로 이어져

2025년 6월, 청년일보가 창간 6주년을 맞았습니다. 6년 전, 코로나19는 삶의 방식과 일상의 속도를 근본부터 바꿔놓았습니다.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혼란의 시간을 지나, 우리는 어느새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나 그 익숙함 뒤에는 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하고, 소비하고, 배우고, 돌보는 방식까지 모두 달라졌습니다. 이번 창간 기획은 지난 6년을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6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취업, 집값, 전세사기, 청년지원, 금융, 식생활, 의료와 교육, 소상공인, 유통·택배, 청소년 게임 등 생활과 밀접한 11개 분야를 11명의 기자가 심층 진단합니다.

이 기획은 기록이자 통찰이며, 동시에 질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살고 있으며,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11편의 기획 보도를 통해 그 답을 함께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 청년일보 】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 이후 금융의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 기간 은행의 일상 풍경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금융 부문의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고, 업무 효율성 및 비용 절감 등이 추진되면서 금융과 IT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집단 감염 공포속에...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에 투명 칸막이 등장

 

당시 코로나19는 은행의 평범했던 풍경을 바꿨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초기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만으로는 고객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각 영업점 고객창구에는 직원과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투명 칸막이를 배치하기도 하고, 일부에선 영업점 직원들이 유니폼 대신 자주 세탁할 수 있는 사복을 입을 수 있게 했다. 서울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객상담센터 직원들을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한 은행도 나왔다.


당시 은행들은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펼쳤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새마을금고 등 지점 고객 창구에 유리벽을 설치했다. 이는 고객 상담 시 분비물 등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의도다.


NH농협은행 경북본부는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고객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영업점 창구에 가로 75cm 세로 54cm 규모의 투명 아크릴판으로 된 가림막을 설치했다. 아크릴판 구조물 하부에는 홈이 나 있어 신청서 등 서류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복장 규율을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곳도 나왔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영업점 직원들이 사복을 입을 수 있게 했다. 유니폼은 상대적으로 자주 세탁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은행은 콜센터 사업장 내 밀집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상담원 3교대 등을 적극 활용해 분산 근무를 진행하는 한편, 콜센터 사무실의 공석을 활용해 좌석 간격을 조절하고, 좌석 사이 칸막이 높이를 기존보다 높였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은행도 나왔다. 신한은행은 당시 직원 448명 가운데 우선150명(33.5%)에 대해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재택근무 직원들에게는 주거지에 업무용 노트북 상담시스템과 인터넷 전화를 설치해 줌으로써 사무실과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  비대면 서비스 확산 속에...효율성, 비용 절감 추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금융의 변화도 가져왔다. 코로나19로 금융 부문의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고 업무 효율성, 비용 절감 등이 추진되면서 금융과 IT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면 거래의 급격한 위축과 함께 언컨택트 환경으로의 빠른 전환이 진행되면서 금융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됐다.


코로나 사태로 모바일, 온라인 환경으로의 급격한 전환에 따른 이용자 트래픽의 확대와 원격근무, 화상회의 등 금융권의 업무환경 변화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에 촉매가 됐다.


금융회사들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탈바꿈하고 최신 IT 기술인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IT기업화 되고 있다. 과거 적금, 예금 등을 설계하고 고민하던 은행들이 어떤 AI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했다.  또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첨단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이처럼 인프라, 서비스는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비전과 방향성까지 IT로 향해 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이 핀테크와 금융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금융회사들은 IT를 대폭 강화했다"면서 "금융과 IT가 융합되고 경계가 점차 모호해질 정도였다"고 전했다.


금융그룹들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의 편의성을 혁신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는 곧 디지털 전환(DT)이 그룹의 성패를 결정짓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디지털 플랫폼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은행의 플랫폼 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보유한 계좌와 자산은 물론, 소비 패턴과 지출 현황 등을 폭넓게 제공한다.

 

현재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정보, 카드 정보, 보험 정보, 증권 보유내역 등 거의 모든 금융 데이터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주거래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하나만으로 자신의 모든 금융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저마다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 고객 유치에 나서게 됐다.
 

 

◆ 은행업무 비대면 고도화에...조직 인력 슬림화 현상

 

이러한 은행들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점포수 축소는 불가피했다. 플랫폼을 통해 은행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고객이 늘면서 대면업무용인 점포의 활용가치는 이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은행 점포수 및 인원 변동 추세를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주요 5대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총 점포수(출장소 포함)는 4천661곳이었으나 지난해 9월말 기준 3천895곳으로 감소했다. 점포수가 3천800대로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효율성 측면에서도 인건비와 부동산 비용이 요구되는 점포 운영보다는 앱을 통한 저비용 고효율 영업이 각광받고 있다. 결국 앞으로도 점포 축소는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직원수 역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5대 주요은행의 직원수는 2019년 말 7만7천425명에서 2024년 9월 말 7만2천798명으로 지난 5년간 4천627명 줄었다. 
 

점포가 사라짐에 따라 지점장, 부지점장급 승진 자리 또한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이러한 영향으로 승진 대상자들은 자리가 없어 진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불만으로 누적됐는데, 은행들은 자칫 승진 누락이 우수인력을 다른 조직에 빼앗기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인력 채용으로 디지털화에 대비하고 세대교체로 혁신을 더해야하는 은행조직 입장에서는 인력 선순환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은행권이 매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인력 축소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은행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전된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대면 업무는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향후 은행 업무는 인력 중심이 아닌 시스템 기반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조직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인력 구조와 운영 방식의 최적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