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홈플러스 상봉점 전경. [사진=아성다이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0073091967_11b7e4.jpg)
【 청년일보 】 다이소가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은 균일가 판매 전략으로 유통업계를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이소의 고성장 배경이 단순한 불황형 소비 확산에 더해 꾸준한 시장 공략과 쌓아온 정제된 사업 역량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최근 몇 년간에 걸쳐 급격한 성장을 이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는 유통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오프라인 점포 기반의 유통업일지라도 혁신이 뒤받침한다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다이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 2020년 2조4천216억원, 1천738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2021년에는 각각 2조6천48억원과 2천838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후 2023년에는 매출 3조4천301억원, 영업이익 2천617억원을 올리며, 양적 성장을 일구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해의 경우 각각 3조9천689억원과 3천711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영업이익은 41.8% 급증한 수치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다이소의 성공 전략으로 '균일가 판매 방식'을 꼽는다. 할인, 프로모션은 최소화하면서, 상시 저렴한 균일가 판매 방식으로 '가성비'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설명이다.
실제 다이소는 '균일가 정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균일가 정책이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여섯 가지 가격(500원·1천원·1천500원·2천원·3천원·5천원)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이소에서는 5천원을 넘는 상품이나, 900원, 1천900원 등의 상품을 찾아볼 수 없다.
구체적으로 다이소는 균일가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가를 먼저 정해두고, 마진보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 원가에 마진을 더해 판매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유통과정의 거품을 없애고 비용을 최소화해 저가격과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이 상품에 대해 느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포장을 최소화하고 디자인을 단순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5천원 선풍기'도 바로 이러한 판매 전략과 가치 속에서 탄생했다.
생활가전 상품도 마찬가지로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 내에서 가장 품질의 좋은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년 스펙과 품질이 더 높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고 다이소 측은 강조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상품의 불필요한 속성을 덜어내는 것 외에도 원가를 낮출 수만 있다면 지구 반대편까지 가기도 한다"며 "예를 들면, 대나무 상품은 베트남에서, 스테인리스 상품은 인도에서, 접시는 브라질에서, 도자기와 유리 상품은 터키에서 납품받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간 무역상을 통해 수입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가격과 품질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제조업체를 찾아다닌다"고 덧붙였다.
대형 직영점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비용 최소화와 이익 극대화를 도모하는 것 역시 다이소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전체 다이소 매장 중 직영점의 비율은 약 70%에 이른다.
다이소는 매장이 없는 상권을 선점하고, 주거 지역 혹은 오피스 상권이 형성된 지역을 신중히 골라 입점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은 다이소의 박리다매 판매 전략 중 핵심으로 꼽힌다.
저렴한 가격을 위해 수많은 협력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원활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이소의 각 상품 카테고리 담당 상품기획자(MD)들은 상품 전시회 등을 직접 방문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으며, 다이소 입점을 원하는 업체들은 다이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 신청을 하고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객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상품들을 발굴하고 있다고 전한다. 다이소는 무엇보다 협력업체 입장에서도 1천600여개 매장을 통해 상품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 관계에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소는 앞으로도 모든 상품 카테고리에서 보다 실용적인 신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국내외 협력업체와의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불황형 소비 트렌드가 다이소 성장에 일조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다이소의 꾸준한 사업 전략과 노하우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에 능통한 한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는 "가성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다이소가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소비주기가 짧은 일반 생활용품을 비롯해 공산품 등에 대한 파격적인 균일가 정책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안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이소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다"며 "다이소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의 핵심은 인건비, 물류비 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데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도 "다이소는 그간 축적한 사업 역량을 총동원해 효율화된 유통망을 구축, 균일가 제품을 뷰티나 가전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판매전략은 오랜 시간 사업적 역량이 축적되지 않고서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직영점 중심의 철저한 매장 관리도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상쇄하며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며 "지금처럼 계속해서 고정비 절감에 사업적 역량을 쏟는다면, 최소 수년간 다이소의 고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다이소는 앞으로도 고품질의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는 가성비를 갖춘 다양한 상품을 통해 고객에게 쇼핑의 즐거움과 감동을 드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향후에도 다이소는 이러한 판매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