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회색 콘크리트' 이미지의 건설사가 '감성'을 무기로 유튜브 시장에서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다.
KCC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이 올해 8월 선보인 '집에 가자' 캠페인 영상이 최근 유튜브 조회수 5천만 뷰를 넘어섰다.
이는 공개 10일 만에 1천만 뷰를 넘어서며 스위첸 역대 캠페인 중 최단기간 흥행 기록을 세운 것으로 건설사가 아파트의 기능이나 스펙이 아닌, '집'의 본질적 가치와 '감성적 위로'를 내세워 성공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KCC건설 유튜브 전략의 핵심은 '감성 브랜딩'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스위첸은 ‘집이 주는 따뜻한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브랜드"라며 "단순히 공간을 짓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하루를 마무리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집’이라는 본질적인 의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정보 제공보다 사람들의 감정과 공감대를 자극하는 감성 중심의 브랜딩을 선택했으며, 이는 스위첸이 추구하는 ‘사람 중심, 삶 중심의 주거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약 2.3만 명)가 많지 않지만, KCC건설은 광고 캠페인 영상을 단편 영화처럼 제작해 '찾아보고 싶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스위첸표' 감성 브랜딩을 각인시킨 대표작은 2020년과 2023년 공개된 '문명의 충돌' 시리즈다.
시리즈 누적 조회수 7천만 뷰 이상을 기록한 이 캠페인은 "가족이 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명이 부딪히고 이해하는 과정의 반복"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2020년 첫선을 보인 시즌 1 '문명의 충돌' 편은 결혼 4년 차 부부의 일상을 극사실주의로 묘사했다.
올려둔 변기 커버,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게임, 서로 다른 소비 습관 등 사소하지만 현실적인 갈등을 남과 여, 서로 다른 '문명의 충돌'로 위트 있게 표현했다.
아파트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인테리어나 완벽한 가족의 모습 대신, '찐공감'을 자극하며 대한민국광고대상 금상, 서울영상광고제 금상 등을 휩쓸었다.
2023년 공개된 시즌 2 '신문명의 출현'은 3년 후 아이를 낳은 부부의 이야기로 아이라는 '신문명'의 출현을 통해 겪는 '현실 육아'의 충돌과 화합을 그렸다.
"아빠는 처음이라" 혹은 "난 두 번째냐?"와 같은 현실적인 대사로 또 한 번 폭발적인 공감을 얻으며 3천만 뷰 이상을 기록하고 '올해의 광고상' 그랑프리도 수상했다.
'문명의 충돌' 시리즈가 부부와 부모의 공감을 샀다면, 다른 캠페인들은 '집'의 가치를 다른 시각으로 조명했다.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선보인 '내일을 키워가는 집'은 '놀이터'를 통해 집의 가치를 아이들과 '공간'으로 확장, 4천만 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5천만 뷰를 넘긴 '집에 가자'는 '집'을 물리적 공간(House)이 아닌 '감정적 안전지대(Home)'로 정의했다.
가수 김창완의 '집에 가는 길'을 배경음악으로 활용, 지친 일상 속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캠페인의 성공은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CC건설 관계자는 "‘집에 가자’ 캠페인이 공개된 이후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며 "사내에서도 '우리 브랜드가 정말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고, 임직원들 스스로도 캠페인 메시지에 공감하며 즐겨 공유할 정도"라고 밝혔다.
KCC건설의 이러한 행보는 타 건설사들의 유튜브 전략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업계 상위권 구독자를 보유한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정보' 제공에 집중한다. 부동산 전문가를 내세워 시장을 분석하거나 청약 정보, 단지 소개 등 실용적인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채널 파워를 구축하는 식이다.
또 다른 건설사들은 '소통'과 '재미'를 전면에 내세운다. 실제 입주민 사례, 인플루언서 협업, 예능형 콘텐츠를 활용해 구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쓴다.
반면 KCC건설 스위첸은 이러한 구독자 수 경쟁 대신 '감성' 자체에 집중했다.
유명 모델 없이 일반인의 공감형 스토리로 '브랜드 철학'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채널'이 아닌 '작품'으로 승부하는 셈이다.
KCC건설은 '집의 가치'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높은 완성도의 감성 콘텐츠로 풀어내며, 건설업계 유튜브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전략은 실제 브랜드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KCC건설 관계자는 "캠페인 이후 스위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 모두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며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감성이 있는 브랜드’,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반응이 많았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 증가 및 SNS 자발적 공유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광고 성과를 넘어, 브랜드 신뢰와 선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 경기 불황으로 타사들이 고비용 콘텐츠 제작을 줄이는 추세 속에서도, KCC건설은 앞으로도 이러한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CC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스위첸은 단순한 주거 브랜드를 넘어,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주는 스토리텔러로서 나아갈 계획"이라며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위로와 안식을 전하는 브랜드로서, 공감과 따뜻함이 있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프라인 체험형 콘텐츠와 디지털 플랫폼을 연계해, 더 많은 분들이 스위첸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