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테슬라·엔비디아 출신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인 박민우 박사(49)를 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연소 사장' 타이틀을 거머쥔 가운데, 재계 일각에선 전격 발탁 배경으로 '자율주행 기술 패권'을 확보하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영입이 단순히 외부 인재 수혈을 넘어 재계 전반적으로 흐르는 '기술 중심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박 신임 사장은 자율주행 기술 '양대산맥'인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에서 컴퓨터 비전 기반 자율주행 분야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양산과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 세계적인 기술 리더다.
그는 최근까지 엔비디아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자율주행 인지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의 초창기부터 합류해 개발 체계 전반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를 주도했다.
인지 및 센서 융합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을 이끌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진행한 양산 프로젝트를 통해 엔비디아 자율주행 플랫폼의 차량 적용을 성공적으로 추진, 연구 단계였던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 가능한 양산 기술로 전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박 신임 사장은 앞서 테슬라 재직 당시 오토파일럿(Autopilot) 개발 과정에서 테슬라 최초의 '테슬라 비전(Tesla Vision)'을 설계하고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기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던 구조를 벗어나 자체 카메라 중심의 딥러닝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영입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와 자율주행 전 영역에서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가속화하고,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기술 통합, SDV 전략 실행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재계 안팎에선 현대차그룹의 이번 파격 영입이 국내 주요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기술 중심의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 흐름 가속화, 나아가 자율주행 기술 주도권을 확실히 선점하겠다는 실용주의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업에서 검증된 젊은 리더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자율주행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라면서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테슬라의 FSD(자율주행)를 넘을 정도의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박 사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 현대차뿐만 아니라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그룹 역시 나이와 연공서열 틀을 깬 실무형 인재를 앞세우며 조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로봇 인공지능(AI) 기반 인식 및 조작 등 주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주도한 권정현(46)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삼성 리서치 로봇인텔리전스 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LG그룹은 계열사별 인사에서 AI 기술 인재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해 최연소로 승진한 상무, 전무가 모두 AI 전문가로, 기술 중심의 젊은 리더십을 강화했다. LG AI연구원의 임우형 전무(1978년생)와 LG CNS의 조헌혁 상무(1986년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나이, 연차에 상관없이 기술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기술 주도권 싸움이 곧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다는 판단이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