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인자무적(仁者無敵), 秋장관의 “검찰개혁”

등록 2020.09.21 15:03:50 수정 2021.04.12 00:06:43
전화수 기자 aimhigh21c@youthdaily.co.kr

 

【 청년일보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씨의 부대로 민원전화를 넣은 인물로 지목된 추 장관의 보좌관이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기 때문에 무차별 공격을 받는다는 논리로 “부대에 전화 안했다. 본질은 검찰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이기중 정의당 관악구의원이 페이스북에 기사를 공유하고 밈(meme)이 될 만한 워딩이라고 기술한 뒤 “의사 파업이 뭐가 중요합니까, 본질은 검찰개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하지만, 본질은 검찰개혁! 선별지급이냐 보편지급이냐, 본질은 검찰개혁!”이란 글을 남겼다.

 

추 장관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사과의 글에서 "검찰 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제 운명적인 책무"라고 썼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 매번 맥락에 맞지 않게 '검찰 개혁'을 내세우자 법조계 일각에서 검찰개혁이 의혹을 무마하기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견 추미애 장관이 그토록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를 추측해 볼 만한 사례도 있다.

 

최근 한 언론사가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수사부가 검찰의 삼성 수사에 비판적 입장을 취한 각계 전문가들을 소환해 7~8시간에 달하는 면담을 실시하고 조서까지 작성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 수사에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낸 학자들에게 사실상 입장을 바꿀 것을 종용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한다.

 

한 교수는 검사가 확보한 문건을 보여주면서 ‘삼성이 조직적으로 시세조종을 한 혐의가 다 드러났다’고 말했으나 이재용 부회장이 범행을 지시했거나 적어도 그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는 근거를 묻는 자신의 질문에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와 관련 “검찰 스스로 수사 신뢰도를 훼손한 악수”라면서 “검찰의 과잉 수사와 기소권 오남용을 막기 위해 출범한 수사심의위 의결을 무시해 제도 자체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결과에 이어 기소강행 목적의 유리한 진술 확보를 위한 형식적 의견 자문은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할 뿐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직접수사 축소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시행령 제정안 등의 입법 예고 뒤에 "검찰 개혁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들이 있지만,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뚜벅뚜벅 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우공이산의 우공은 정말 어리석은 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아들 의혹에 해명을 요구하는 질의에 검찰개혁을 외치고, 딸 식당에서 21차례 총 250만원 정치자금 사용 논란에 관한 질의에도 엉뚱한(?)답변을 하는 장관에게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추 장관은 장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정치자금을 사용한 사실을 거론한 의원에게 “허 참”이라며 실소하다가 “초선 의원으로서 마지막 질문을 그렇게 장식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묻기도 했다.

 

동문서답하는 장관에게 진짜 우공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 검찰개혁은 중요하다. 하지만 신념이 자신만의 확신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아들 의혹 수사에 대한 법원의 판결 보다도 국민의 판단은 더 빠르고 책임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이다.

 

별세한 미국의 긴즈버그 대법관은 2015년 하버드대 연설에서 "당신이 아끼는 것을 위해 싸우되 다른 사람들도 당신의 싸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으로 싸워라"고 했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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