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폐 전쟁(上)] 디지털화폐 패권전쟁 '점화'...주요국 중앙은행 CDBC 개발 '속도'

등록 2022.02.01 00:00:00 수정 2022.02.03 10:35:52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中, CBDC 상용화 초읽기...'올림픽'서 대대적 선전
EU 2026년 도입 추진...미국, CBDC 도입 '신중론'

 

[편집자주]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상용화 되면 모든 거래에서 현금이 필요 없는 디지털 결제 시대가 도래하게 돨 전망이다.

 

CBDC는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화폐 형태가 기존 지폐나 동전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폐와 CBDC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앙은행만 발행할 수 있고 액면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치가 변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CBDC는 지금까지 유례없던 새로운 화폐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기존 화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에 대한 패권을 놓고 'CBDC'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CBDC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비트코인 등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간 중앙은행이 독점해온 화폐에 대한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다만 CBDC가 상용화되더라도 기존 민간 가상자산과의 공존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CBDC가 국가의 공식 디지털 화폐라는 타이틀을 쥐고 민간 화폐를 모두 삼켜버릴지 아니면 공존하는 방법을 보일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 싣는 순서]

(上) 디지털화폐 패권전쟁 '점화'...주요국 중앙은행 CDBC 개발 '속도'

(中) 韓, 올 하반기 CBDC 도입 '윤곽'...'선제대응'에 나선 은행권

(下) "소멸이냐 vs 공존이냐"...CBDC와 비트코인, 주도권 경쟁 '본격화'

 

【 청년일보 】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각국 주요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의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오는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대대적인 상용화 테스트에 돌입한다. 미중 갈등이 新냉전 수준으로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세계 최초로 법정 디지털 화폐를 통해 현재 달러 위주의 경제 질서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는 심산이다.

 

EU(유럽연합) 역시 지난해 '디지털 유로' 설계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CBDC 개발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빠른 도입보다는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 中, CBDC 상용화 초읽기...'디지털 화폐' 패권 경쟁 돌입

 

중국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은 자국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 '위챗'을 통해 'e-CNY(디지털 위안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위챗은 전세계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판 카카오톡'이자 중국 최대의 모바일 간편 결제 플랫폼이다.

 

중국은 오는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올림픽 기간 외국인 선수단이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면서 자국의 법정 디지털 위안화를 나라 안팎에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자국내 양대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바바의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와 위챗페이 시스템을 활용한 디지털 위안화 사용이 가까워졌음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의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지난해 11월 공개 연설에서 "디지털 위안화와 현존하는 전자결제 서비스 간 상호 연결을 추진함으로써 안전과 편리성의 통일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CBDC' 경쟁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CBDC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지난해에도 베이징(北京), 슝안(雄安), 쑤저우(蘇州), 청두(成都) 등에서 대규모 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말 기준 중국에서 개설된 디지털위안 계좌는 1억4천만개를 넘어섰으며, 총 거래액 역시 620억위안(한화 약 11조5천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스 로고프(Kenneth S Rogoff) 전 IMF(국제통화기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자체 CBDC 개발은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며, 중국이 해당 분야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외신들은 이번 동계올림픽이 CBDC 상용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디지털 위안화) 새 앱은 상하이와 베이징 등 10개 지역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인민은행의 앱은 중국 내 지배력을 가진 앤트그룹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디지털 위안화의 유통은 중국 인민 은행이 발행 후 시중 은행에 유통한 후 소비자들에게 배포될 전망"이라며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발행 배경은 글로벌 결제망 점유에 대한 계산이 내재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미국, CBDC 신중론...EU, 2026년 도입 추진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화 발행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년간 설계 작업을 마친 뒤 3년간 디지털 유로화 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유럽에서는 2026년 디지털 유로화 도입이 예상된다.

 

아울러 ECB는 지난해 CBDC 보고서(Central Bank Digital Currency:functional scope, pricing and controls)를 발표하며 디지털 화폐 공론화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은 12월 발행한 CBDC 보고서를 통해 "CBDC 도입 시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은행권처럼 익명 결제를 도입하고 프로그래밍을 가능하게 해서 '스마트 계약'을 허용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또한 프랑스와 스위스 중앙은 지난달 은행의 디지털 유로(EUR)와 스위스 프랑(CHF)을 통한 외환거래 프로젝트를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CBDC 개발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해 9월 "디지털 화폐를 구현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게 중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여부와 관련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이를 도입하기 위해선 은행 시스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 등 CBDC 발행에 따른 장단점을 고려해야 하고 의회와 행정부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미 연준은 '디지털 달러' 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속도를 내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CBDC 관련 연구는 진행 중이다. 당초 미 연준은 CBDC 관련 보고서를 지난해 9월 출시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 역시 CBDC 도입을 추진한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분야 핀테크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시범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인도는 CBDC 도입에 앞서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암호화폐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내든 나라는 중국에 이어 인도가 두 번째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역시 자국 내 암호화폐 사용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멕시코 정부도 오는 2024년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유통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CBDC 모의실험을 올해 6월에 완료하고 종합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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