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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화폐 전쟁(中)] 韓, 올 하반기 CBDC 도입 '윤곽'...'선제대응'에 나선 은행권

한은, CBDC 모의실험 6월 완료...도입에는 '신중'
블록체인 기술 활용...'디지털 지갑' 플랫폼 구축

 

[편집자주]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상용화 되면 모든 거래에서 현금이 필요 없는 디지털 결제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CBDC는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화폐 형태가 기존 지폐나 동전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폐와 CBDC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앙은행만 발행할 수 있고 액면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치가 변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CBDC는 지금까지 유례없던 새로운 화폐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기존 화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에 대한 패권을 놓고 'CBDC'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CBDC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비트코인 등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간 중앙은행이 독점해온 화폐에 대한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다만 CBDC가 상용화되더라도 기존 민간 가상자산과의 공존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CBDC가 국가의 공식 디지털 화폐라는 타이틀을 쥐고 민간 화폐를 모두 삼켜버릴지 아니면 공존하는 방법을 보일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 싣는 순서]

(上) 디지털화폐 패권전쟁 '점화'...주요국 중앙은행 CDBC 개발 '속도'

(中) 韓, 올 하반기 CBDC 도입 '윤곽'...'선제대응'에 나선 은행권

(下) "소멸이냐 vs 공존이냐"...CBDC와 비트코인, 주도권 경쟁 '본격화'

 

【 청년일보 】 전 세계적으로 CBDC 도입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도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디지털 화폐'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는 본격적인 CBDC 모의실험에 돌입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그간 모의실험을 토대로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이를 운용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은행권 역시 한은의 CBDC 모의실험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관련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CBDC 발행과 함께 시작될 연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 한은, CBDC 모의실험 6월 완료...도입에는 신중론

 

한은은 최근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안'을 통해 내년 하반기 CBDC 모의실험 결과 발표를 바탕으로 기술적 토대와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필두로 디지털 화폐 도입이 기존 화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판단에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한 부분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8일 배준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8월부터 진행중인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을 내년 6월 중 완료할 계획"이라며 "CBDC의 발행이 통화정책, 금융안정, 발권 등 한국은행의 책무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연구를 내년 중 종합보고서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신년사를 통해 "기술혁신의 빠른 진전과 함께 금융산업에서도 디지털기술과의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금융 부문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미래금융의 필요조건인 동시에 안정적 금융시스템 구축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가상환경에서의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과 오프라인 결제 등 확장 기능 등에 대한 모의실험을 착수해 지난 24일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8월부터 같은 해 12월 22일까지 진행된 1단계 실험에서 용역사(그라운드엑스)와 한은은 가상공간(공공클라우드)에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한 바 있다. 이번 1단계 실험 성공 이후 한은은 올해 6월까지 오프라인 결제, 국가 간 송금 등 2단계 실험을 진행 중에 있다.

 

2단계 실험에선 우선 CBDC 송금인과 수취인의 전산기기(모바일·IC카드 등)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는 상황(오프라인)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해당 기기의 자체 통신 기능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다른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예술품·저작권 등을 CBDC로 거래하는 시스템, 국가 간 CBDC 송금 시스템 등도 시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실제 서비스 환경과 비슷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올해 1분기 중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활용성 실험, 기술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CBDC 상용화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는 CBDC에 대한 사전 연구와 모의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발행에 대해선 보다 신중을 기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모의실험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CBDC 관련 연구일 뿐"이라며 "도입 여부를 결정하려면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도 "CBDC의 도입 여부를 2년 내에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CBDC 상용화는 한은의 모의실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박차'..."CBDC 모의실험 적극 참여"

 

이번 CBDC 모의실험 성공을 통해 국내 은행들 역시 '디지털 지갑' 등 블록체인(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지갑은 간편 결제와 간편 송금 외에도 멤버십, 모바일 쿠폰, 전자문서, 자격증 및 디지털 신분증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은행권은 한은의 CBDC 모의실험과 발맞춰 사전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CBDC가 발행을 대비해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디지털 경쟁력 제고는 물론, 한은의 이번 CBDC 모의실험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CBDC 모의실험에 사용된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Klaytn)' 기반의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Multiasset Digital Wallet)'의 시험 개발을 완료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은 CBDC 외에도 가상자산, 지역화폐, NFT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충전, 송금, 결제 등이 가능하도록 구현됐다.

 

아직은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지만, 모바일 운전면허증 같은 디지털 신분증이 지갑에 도입될 경우 금융상품 가입 등 다양한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과 NFT가 대중화되고 각 나라에서 CBDC를 추진함에 따라 이것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며 "디지털 지갑은 NFT, CBDC 분야로의 확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지갑을 통한 생활서비스 제공, 디지털 자산의 안전한 보관 등은 Lock-in 효과가 매우 강한 서비스이므로 관련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금융 플랫폼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주요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플랫폼' 업무를 전담하는 '혁신기술사업부'를 신설,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결제, 인증, 자산 관리 등 각종 거래에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거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의미한다.

 

우리은행은 이번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통해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연구의 민간기관 유통을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으며, 하반기 CBDC 유통확대 실험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했고, 하나은행도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공동으로 CBDC 기술 검증을 추진 중이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은행장 직속인 DT전략부 산하에 CBDC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플랫폼 구축을 절차에 착수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CBDC는 일반 가상화폐와 달리 법적인 지위를 인정받는 디지털 자산으로써 금융시장의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 역시 "CBDC에 대한 명확한 일정이나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은행들 간의 디지털 화폐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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