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코드 블루' 방송이 병동에 울려 퍼진다. AHA(미국심장협회)의 전문심장소생술(ACLS)를 비롯한 심정지 알고리즘이 지시하는 최우선 처치는 빠르고 강한 '가슴압박'이다. 그러나 실제 병동의 환자를 최초로 발견한 의료진은 가슴압박 대신 정맥로 확보용 키트를 찾으러 스테이션으로 뛰어가거나 당직 의사를 부르기 위해 발길을 돌린다. 생사를 가르는 순간 당장 멈춘 심장을 살려야 할 골든 타임이 장비와 오더를 기다리며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 짧은 지연이 초래하는 결과는 참혹하다. 2019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김원영, 김윤정 교수)이 병원 내 심정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심정지 발생 후 3분 이내에 제세동과 가슴압박 등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진 환자의 뇌기능 회복률은 42.1%에 달했다. 하지만 최초 발견자인 의료진이 도움을 요청하고 응급 카트를 가지러 가며 1~2분의 시간이 지체되자 뇌기능 회복률은 26.9%로 떨어졌다. AHA(미국심장협회) 가이드라인 역시 가슴압박이 1분 지연될 때마다 환자의 생존율이 7~10%씩 감소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 병동에서는 왜 즉각적인 가슴압박이 이루어지지 못할까? 이는 의료진 개인의 문제가 아
【 청년일보 】 계절의 변화는 더 이상 단순히 자연의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온 상승과 대기오염, 꽃가루 증가와 같은 환경 변화는 우리의 일상 속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봄철에는 미세먼지와 꽃가루, 큰 일교차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며 인체에 복합적인 자극을 가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알레르기 비염과 피부질환, 호흡기계 질환과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며 현대인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 인체 면역체계의 불균형과 염증 반응 증가 다양한 환경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인체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면역체계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봄철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꽃가루는 면역계의 과민 반응을 촉진한다. 그로 인해 인체는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되며, 이는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지는 주요 기전으로 작용한다. ◆ 호흡기·피부·안과 질환 동시 증가 위와 같은 복합적인 자극은 특정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그 대표적인 질환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봄에 증가하는 꽃가루와 미세먼지는 호흡기
【 청년일보 】 병실 안, 의식이 없는 환자 곁에서 가족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연명의료를 계속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 앞에서 보호자는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가 연명의료의 지속을 선택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치료를 이어갈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이다.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의학적 시술로, 치료 효과 없이 생명 연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처치를 의미한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연명의료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통증 완화 치료, 영양 공급, 산소 공급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향상시키는 목적의 의료 행위를 말한다. 과거에는 생명 연장이 최우선 가치로 여겨졌으나, 현대 사회로 오면서 환자의 고통 경감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6년 연명의료 결정법이 제정되었다.
【 청년일보 】 최근 대형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 현장에서는 키오스크 접수와 모바일 인증이 확대되면서 의료 이용 방식이 비대면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됐다. 접수 창구 대신 무인 단말기 앞에 줄을 서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띄워 본인 확인을 하는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의료정보 관리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있다. 병원 내부 행정 효율화를 위해 도입됐던 기존의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대를 지나, 이제는 환자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는 개인건강기록(PHR: Personal Health Record)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과거에는 병원 직원이 컴퓨터로 처리하던 영역이 이제는 환자 개인의 스마트폰 조작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의료정보 관리의 주도권은 '의료기관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이 흐름은 의료산업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매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규모 의료·헬스케어 전시에서는 루닛, 뷰노 등 AI 기반 의료기업을 중심으로 개인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가 대거 소개됐다. 일상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
【 청년일보 】 "괜찮아지면 약을 안 먹어도 되는 줄 알고 끊었어요." 의료 봉사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말씀이다. 생업에 종사하시는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 병원을 다녀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처방과 복용법에 대한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또 다른 어르신은 오래전부터 이어진 증상에 대해 질문할 곳이 없어 방치하고 계셨다. 이는 의료 시스템이 모두에게 일상 속까지 충분히 닿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의료 접근성 문제는 흔히 '병원이 부족한 문제'로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복합적이다. 의료진은 부족하고, 환자는 많으며, 모든 상담과 관리를 대면으로 수행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의료 공백은 '접근성'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효율성'의 문제이다. 대형언어모델(Large-Language-Model, LLM) 기술은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LLM은 환자의 증상을 이해하고 질문에 답하며,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의 연결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의 반복적인 상담 및 기본적인 문진 절차를 보조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동화함으로써, 의료 시스템의 부
【 청년일보 】 매년 3만 명 넘는 심정지 환자가 쓰러지는 나라. 그러나 10명 중 9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 응급구조학 심폐소생술 실습을 공부하다 보면 '골든아워'라는 단어를 정말 자주 듣게 된다. 심정지 이후 4~6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되고, 10분이 넘어가면 소생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119 신고 후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약 7~8분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뇌가 손상되기 시작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뜻이다. 그 공백을 누가 채워야 할까? 놀랍게도, 그 답은 '전문가'가 아니라 '옆에 있는 시민'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급성 심장정지 환자는 총 3만3천34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64.7명꼴이었다. 하루 평균 90명 이상이 길 위에서, 집에서, 직장에서 심장이 멎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전히 냉혹하다. 2024년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9.2%로, 조사 시작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라는 표현이 반갑기도 하지만, 뒤집어 보면 여전히 10명 중 9명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 청년일보 】 미국심장협회(AHA)가 2025년 심폐소생술(CPR) 및 응급심혈관처치(ECC)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했다. 미국심장협회는 2025 CPR 및ECC 하이라이트 문서를 통해 응급의료 전반의 권고사항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응급상황을 개인의 숙련만으로 설명하지 않고, 예방과 조기 인지, 현장 대응, 병원 치료, 회복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의했다. AHA는 성인과 소아의 병원 내 심정지, 병원 밖 심정지 모두에 적용되는 하나의 생존사슬을 제시했다. 이는 응급의료의 성패가 병원 도착 뒤에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변화다. 가장 먼저 강조된 것은 지역사회 대응이다. AHA는 병원 밖 심정지 대응을 개선하기 위해 강사 주도의 CPR 교육 확대, 대중매체 캠페인, 심폐소생술 자격 취득 장려 정책 등 여러 지역사회 계획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심정지 환자 곁에 가장 먼저 있는 사람이 의료진이 아니라 가족, 지인, 시민일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응급대응의 출발점을 병원 밖으로 더 앞당긴 셈이다. 현장 초기 대응 기준도 더 구체화됐다. AHA는 응급의료 전화상담원이 일반 구조자에게 성인의 경우 가슴압박
【 청년일보 】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일부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국민의 비율은 2022년 63.8%에서 2024년 73.6%로 불과 2년 사이에 10% 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최상위권에 머물며 매년 정신건강 위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정신건강의학과를 향한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상담 한 회기 당 드는 비용은 통상 5만 원에서 10만 원 이상이며, 대기 기간도 수 주에 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정신과를 다닌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사회적 낙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것은 'AI 감정 챗봇'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고, 익명성이 보장되며, 비용도 저렴한 AI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감정 챗봇이란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감정을 인식하고 대화를 통해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Woebot은 인지행동치료 원리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Replika는 AI 친구·동반자 형태로 감정적 교류
【 청년일보 】 밤 8시, 갑자기 코피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금방 멈출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출혈은 계속됐다. 더 큰 문제는 코피가 앞으로 흐르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공포가 몰려왔다. 내가 거주하는 충청남도 청양군은 밤이 되면 대부분의 병원이 문을 일찍 닫는다. 급하게 주변 병원을 찾아봤지만 진료 가능한 곳은 없었다. 결국 휴대폰으로 코피 지혈 방법을 검색해야 했다. 검색 결과, 피가 목 뒤로 넘어가는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심장이 뛰고 손이 떨렸다. 급한 대로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지혈을 시도했다.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겨우 버틸 수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자가 처치를 해야 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증상을 넘어 지역에서 아플 때 청년이 마주하는 의료 공백의 현실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적인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이라면 한 번쯤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인구 3만명의 청양군 내 응급 의료기관은 청양군 보건 의료원 단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 청년일보 】 전동킥보드와 전기 자전거 등 전동 이동장치 이용이 증가하면서, 이들에 사용되는 배터리로 인한 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봄철의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지에서는 도심 내 화재 발생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전기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 이용자 증가와 함께 충전 중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전동 이동장치 배터리 충전과 관련된 별도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가정 내에서 충전하는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일부 사용자들은 공공장소에 설치된 충전시설이나 주거지 인근 외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외부에서 사용된 전동 이동장치는 물리적 충격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적 손상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현관, 거실, 베란다 등 실내 공간에서 충전할 경우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배터리 내부의 열이 제대로 방출되지 못하고 반응 속도가 빨라지면서 급격한 온도 상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개인 소유 전동킥보드와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 충전으로 인한 화재
【 청년일보 】 "간호사의 관찰을 데이터로" 병동에서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순간은 종종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런데 그 '갑자기' 앞에는 대개 작은 신호들이 있다. 숨이 평소보다 가빠 보이거나, 얼굴색이 달라지거나, 말수가 줄거나 반응이 느려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난다. 간호사는 이런 미세한 변화를 가장 먼저 마주한다. 문제는 이 신호가 '누구의 촉'으로만 남을 때다. 교대가 바뀌고, 업무가 몰리면 중요한 단서가 흩어진다. 악화는 결곡 '발견 시간'의 싸움이다. 이 틈을 메우기 위해 병원에서는 조기경보점수(Early Warning Score, EWS)를 사용해왔다. 대표적인 지표가 NEWS2다. 호흡수, 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체온, 의식 상태 같은 활력 징후를 점수로 바꿔 위험을 공유한다. 다만, 점수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측정이 늦으면 점수도 늦다. 높은 점수가 반복되면 경고가 익숙해지기도 한다. 실제 현장에서도 높은 NEWS2 점수가 자주 발생하지만, 그중 일부만 의료진 호출로 이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관찰과 기록' 자체를 데이터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간호 기록과 관찰 내용, 활력 징후의 흐름을 묶어 실시간으로
【 청년일보 】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요동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가 위협받음에 따라 주식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및 국내 산업 전반에 막대한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 이에 유가 변동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우리 경제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지 상세히 분석해봤다. 국제 유가 추이를 살필 때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이다. 미국 서부 텍사스주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저유황 경질유인 WTI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선물 가격을 통해 브렌트유와 함께 세계 원유 가격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잣대가 된다. 최근 WTI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 중후반에서 100달러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으며, 과거 안정적이었던 가격대와 비교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급등세는 미-이란 간 군사적 긴장과 해상 운송 차질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에 즉각 반영된 결과다. 특히 국내의 경우 고유가에 고환율 현상까지 겹치는 '이중고'를 겪으며 원유 도입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유류비 부담 증가를 넘어 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