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사용금지 철회 이후 반응은…입장차 여전 속 "큰 혼선 없다"

등록 2023.11.23 08:00:00 수정 2023.11.23 08:00:04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업계 입장은 찬반 갈려…환경계 "정책 변경 반대"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변경 환영…부담 줄여줄 것"
정작 소비자·카페는 혼란 없음…"이미 익숙해져"

 

【 청년일보 】 정부가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가 정책을 변경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지 보름이 지났다.

 

당초의 정책 방향이 변경되면서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이 혼선을 빚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대체로 큰 혼란은 빚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오는 24일부터 식당·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종이컵·플라스틱컵·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지난 7일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고, 종이컵 사용 금지 방안은 아예 철회하기로 했다.

 

이번 정부의 발표로 업계의 반응은 둘로 갈라졌다.

 

◆"사용금지해야 vs 고객불만 등 부작용 커"...일회용품 사용 두고 입장차 확연

 

우선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오래전부터 매장들은 종이컵을 매장에서 사용하지 않고, 다회용기로 전환해 규제에 준비해 왔다"면서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품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에 강력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해 4월 서울시와 광역시에 위치한 중소형 프랜차이즈 및 개인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76.1%의 매장에서 다회용컵만 사용하고, 96.3%의 매장에서 규제를 준비해 왔다고 응답했다.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혼란(쓰레기 처리, 재활용시 비용증가로 경쟁력 저하 등)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쓰레기 줄이기와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라며 "현재 독일, 유럽은 컵보증금제도(종이, 플라스틱류), 일회용품 사용금지 규제제도 등 한국의 우수한 일회용품 사용규제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있는데, 이번 정책 변경은 폐기물정책이 후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플라스틱 빨대의 경우 종이빨대 등 각종 대체품 개발, 도입시 2~4배의 비용 상승이 예상되고, 효과성 또한 아직 확실하게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종이컵 또한 머그컵으로 대체시 피크타임 때 세척을 위한 추가인력 확보 부담, 고객 불만으로 인한 분쟁 발생 등 가맹점 현장의 부담도 컸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이번 일회용품 사용 허용 및 계도기간 연장은, 비용 증가·인력난·소비자와의 갈등에 직면하는 소상공인의 부담 덜어줄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반겼다.

 

소상공인의 경우 △비싼 가격의 생분해성 제품 사용에 따른 비용 증가 △세척시설 설치나 직원 추가 고용에 따른 추가 지출 △생분해성 제품의 품질 불만족에 따른 소비자 항의 및 매출 저하 등 부작용을 야기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일회용품 금지 철회는 소상공인에게만 해당된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이 여전히 금지되는 업체는 ▲스타벅스코리아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이디야 ▲빽다방 ▲크리스피 크림 도넛 ▲탐앤탐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커피빈 ▲앤티리프 ▲카페베이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등 커피전문점 15곳과 ▲한국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패스트푸드점 4곳으로 총 19곳이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18년 환경부와 일회용품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큰 혼란은 없어"…소비자들 이미 친환경 정책에 적응

 

커피전문점 등 해당업체들은 이미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와 큰 혼란은 없다는 분위기다. 아울러 이미 고객들이 일회용품 사용 절감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향후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벅스는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었어서 매장에서 크게 혼선을 겪고 있지는 않다"면서 "앞으로도 일회용품 사용 절감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의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관계자 역시 "이미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이로 인해 고객들이 혼란을 겪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며 "정책 변경 이후로도 크게 문제된 상황은 없다"고 언급했다. 

 

종이 빨대를 사용 중인 또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에서도 고객들의 불만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을 완료한 고객들이 종이 빨대를 챙기는 광견은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모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생 A씨는 "종이 빨대가 제공된다고 해서 불편을 느끼는 고객들은 거의 없었다"며 "이미 꽤 오랜 기간 종이 빨대가 제공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들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카페를 하고 있는 B씨는 "정책이 시행되니 종이 빨대를 비치는 해놨었지만, 실제 소비자들 반응은 ‘사용시 커피 맛이 없다’, ‘흐물흐물해진다’ 등으로 부정적이었다"면서 "정책이 변경되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 역시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하다"며 "최근 종이 빨대에서 플라스틱 빨대로 변경했는데, 큰 문제 제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B씨의 카페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 중으로, 향후에도 일회용품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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