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원인사 마무리 국면···핵심 키워드 '성과주의·세대교체' 부상

등록 2023.12.08 08:00:00 수정 2023.12.08 08:00:04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삼성전자, 30대 상무·40대 부사장 과감한 발탁, 세대교체 가속화
44년 'LG맨' 권영수 LG엔솔 부회장 '용퇴'···신임 CEO 김동명 사장
"확실한 변화로 대내외 위기 극복"···SK, 7일 정기 임원인사 단행

 

【청년일보】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국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그룹•LG)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재계는 올해 인사의 핵심 키워드를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로 요약한다. 

 

과거엔 임원 승진 시 연공서열 문화를 인사에 반영하는 경향이 짙었지만, 오늘날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이 이같은 관행을 타파하고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무엇보다 재계 내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최근 대내외적 경영환경 불확실성으로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 증폭되는 만큼 이를 능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워 그룹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한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국내 4대 그룹은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긴 지난달 말에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올해 임원 인사에서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피'를 과감히 발탁해 미래 성장 기반 구축, 세대교체 가속화에 나섰다.

 

그 중 갤럭시S 시리즈 선행 개발을 리딩한 손왕익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39)는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로서 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30대 상무다. 

 

또한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스마트팩토리팀장 박태상 부사장(48)과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 PA1팀 박세근 부사장(49세), DS부문 CTO 반도체연구소 플래시공정개발팀 황희돈 부사장(49세) 등은 사업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40대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이번 인사배경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리더십 기반을 확대하고,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SW 신기술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켰고, 젊은 리더와 기술인재 발탁을 통한 세대교체도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미래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차세대 젊은 리더의 양성을 위해 창립 이래 최초로 30대 상무를 내부 승진시키는 등 나이를 뛰어넘어 성과와 역량을 발휘한 인재를 과감히 발탁했다.

 

30대 임원으로 발탁된 권영대 상무(39)는 강화학습을 활용한 조합 최적화 기술을 연구해 세계 최고 권위 인공지능(AI)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 3년 연속으로 논문을 등재했다. 회사는 향후 생성형 AI 연구를 통해 미래 혁신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22∼24일 각 계열사별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주로 '세대교체'에 방점을 뒀다.

 

특히 44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며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에너지솔루션 등 LG의 주력 사업을 이끌어온 1957년생 권영수 부회장(66)이 용퇴하면서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 시절 임명된 부회장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1969년생인 김동명 사장(54)이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되며 수장이 12년 젊어졌다.

 

LG이노텍은 LG디스플레이로 거취를 옮긴 1961년생 정철동 사장(62) 후임으로 1970년생인 문혁수 부사장(53)을 신임 CEO로 임명했다. 

 

문 부사장은 개발과 사업, 전략을 두루 거쳐왔으며,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문 부사장은 LG그룹 CEO 중 역대 최연소로 알려졌다.

 

 

SK그룹 마찬가지로 지난 7일 임원 인사를 통해 40·50대 CEO를 전진 배치하며 '세대교체'에 본격 나섰다. 이는 지난 2016년 말 인사에서 주력 사장단을 50대로 전면 교체한 지 7년 만이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지난 10월 중순 SK그룹 자체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든 데스(돌연사)'를 경고하며 확실한 변화를 강조한 만큼 '젊은 리더십'을 내세워 대내외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한다.

 

각 관계사는 이사회를 열어 SK㈜ 사장에 장용호 SK실트론 사장(59)을, SK이노베이션 사장에 박상규 SK엔무브 사장(59)을,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56)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55)를, SK온 사장에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58)을 선임했다.

 

또한, SK㈜ 머티리얼즈 사장에 김양택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48)이, SK엔무브 사장에 김원기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53)이 각각 보임됐다.

 

지난 2017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어 온 조대식 의장(63)과 장동현 SK㈜ 부회장(60),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62),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60)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박 부회장 퇴진으로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58)은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2023년 하반기 대표이사·사장단 임원 인사를 실시했으며 정기인사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지만 이달 중순 이후 단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유통, 산업 등 재계 전반적으로 세대교체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복합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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