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단상(斷想)] "고립을 넘어 공존으로"...'위기 징후' 청년과의 동행

등록 2024.05.27 09:04:07 수정 2024.05.27 09:29:58
전화수 기자 aimhigh21c@youthdaily.co.kr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복지정책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로 인해 심화된 고립·은둔 청년의 확대다.

 

'위축되는 삶: 아시아 청년들이 세상으로부터 물러서는 이유'(A shrinking life: Why some Asian youth withdraw from the world) 제하의 기사에서 CNN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를 인용 한국의 고립·은둔 청년 규모를 24만천명으로 추산했다.

 

고립·은둔 청년 가운데 특히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에서 '히키코모리'라 불리며 1990년대 초 경기침체를 시작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붕괴와 사회적 인적 자본구조의 손실 등으로 정책의 시선이 집중됐다. 

 

정책 입안과정에서 가장 힘든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이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면서도 은둔의 특성상 실질적 조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수의 연구가 양적연구보다 질적연구로 진행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고립·은둔 청년만을 타켓으로 한 전국단위 첫 조사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방문조사를 통해 19~34세인 전국 약 1만5천명 청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특성으로 일반 청년 대비 사회적 관계의 양이 현저히 적었다. 삶의 만족도와 정신건강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낮은 상황이라 답했다.

 

고립과 은둔의 이유로는 취업실패와 대인, 가족 건강 등을 이유로 제시하며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현재 상태를 벗어나길 원한다고 답했다.

 

고립·은둔청년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을 물은 결과 "도움이 필요하지만 요청할 곳이 없다"는 답변이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들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가 결핍된 청년이라 정의하는 이유다.

 

정부는 올해부터 고립·은둔 청년들이 언제든 비대면과 온라인 방식으로 외부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원스톱 도움창구 마련 등을 통해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있다.

 

팬데믹이 초래한 고립·은둔청년의 고립과 은둔 심화에 따라 심리 정서적 차원의 다양한 시도들이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사업의 일회성에 따른 불연속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고립과 은둔이 청년개인의 경험과 함께 취업과 같은 사회 구조적 복합 요인들의 작용으로 비교적 장기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체 또는 언어폭력을 비롯한 가족 간의 갈등에서부터 이른바 '왕따'와 같은 학교폭력 등 고립과 은둔으로 청년을 내모는 경험 등은 일회성 프로그램을 통해 치유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청년을 떠나 개인은 가족과 또래 집단, 나아가 사회성원들과의 공동체 생활을 통한 지속적 관계를 통해 삶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사회성원으로서의 욕구 해소와 정서적 유대감, 안정감을 얻는 과정이다.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는 고립·은둔청년의 문제에 더해 위기 징후 청년들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 가족돌봄 청소년과 청소년 부모, 청소년 한부모 등에 대한 대안 마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고립·은둔청년이란 복지 수요가 주목 받았다. 개인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하기에 일괄적인 정책 지원보다는 위기 징후 청년들의 발굴과 지속 가능한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조사와 이행이 중요한 시점이다. 기존과 다른 복지 수요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위기 징후 청년들과의 동행에 나설 때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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