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웃고', 마트 '울고'"…롯데쇼핑, 내부서 엇갈린 '희비'

등록 2025.05.13 08:00:01 수정 2025.05.13 08:01:09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매출 3조4천568억원·영업익 1천482억원 달성…전년比 영업익 29% ↑
백화점 사업부, 타임빌라스 수원·매장 리뉴얼·해외 지점 깜짝 성과 '견인'
마트 사업부 영업익 34% ↓…전문가 "e그로서리 사업 위한 체력 길러야"

 

【 청년일보 】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우수한 실적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백화점과 마트 사업부간 희비가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롯데마트가 현재 대대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오카도와의 협업을 실제 경영성과로 연결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 1분기 매출 3조4천568억원과 영업이익 1천4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9% 늘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등 부정적인 경영 환경 속에 소폭 감소했다.

 

다만, 회사 측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1분기 매출이 21.9% 증가하고, 베트남 백화점 전체 매출이 33.8%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백화점 매출은 2.7% 증가했다.

 

해외 할인점 역시 베트남에서 8.2%, 인도네시아에서 10.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해외 사업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하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 사업부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롯데쇼핑은 그간 타임빌라스 수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점포의 리뉴얼을 진행하며 집객 효과를 극대화한 바 있다.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매장 리뉴얼은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는 4월부터 전면 개보수 공사에 착수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명동 상권의 장점을 살려 글로벌 젠지(Gen-Z)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 패션, F&B, 아트 등을 총망라한 ‘K-콘텐츠’ 전문관 조성을 비롯해, '롯데타운 명동'의 경쟁력 강화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영플라자의 지리적 장점을 살리면서, 본점의 본관, 에비뉴엘관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동북권 백화점 1위 매장인 노원점도 재단장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2년 미도파백화점 상계점을 인수해 재개장한 점포다.

 

롯데백화점은 노원 상권의 성장세에 맞춰 이번에 개점 이래 최초로 전관 재단장에 나섰다. 재단장 면적은 약 3만3천㎡(1만평)로 전체 영업 면적의 80% 해당한다.

 

노원점은 외관 고급화는 물론 층별 콘셉트 재정립, 지역 최대 특화관 조성 등을 통해 완전히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하 1층에는 서울 동북 상권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식품관을 선보이고, 1층은 992㎡(300평) 규모의 뷰티 전문관을 조성한다. 2층은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를 겨냥한 K-패션 전문관이, 8층에는 글로벌 3대 스포츠 브랜드를 품은 스포츠 메가숍이 각각 들어선다.

 

노원점은 내년 상반기 외관 공개 이후 하반기 전면 개점을 계획 중이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은 점포 리뉴얼 중심의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롯데마트의 경우 사업부의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회사 측은 전년 대비 영업일 수가 1일 감소했다는 점과 경기 침체가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통상임금 증가와 e그로서리 이관(오카도 협업) 등이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롯데마트가 현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오카도와의 협업이 어느 시점에 구체적으로 실제 경영 성과로 연결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롯데마트는 이미 2023년 말부터 부산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첫 자동화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건설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딘 바 있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하고 전국에 걸쳐 6개의 CFC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실현될지라도, OSP의 운영 효율성이 적용된 실제 서비스를 소비자가 체감하는 시점은 2030년 이후가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의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이와 같은 계획이 실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트 본업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상황에서 계획이 실현될 때까지 롯데마트가 소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이와 같은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소비자가 실제로 롯데마트가 경쟁사 대비 더 나은 서비스를 언제 제공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새로운 사업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 결과가 어느 수준의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롯데마트가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장기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내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경쟁사의 실적을 통해 드러났다"며 "물론 지속되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지만, 그 안에서도 어떻게든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 사업의 결과물을 체감하기도 전에 사업부가 무너진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도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사가 우수한 실적을 내놓는 데 성공했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도 중요하지만, 비효율 점포 정리와 매장 리뉴얼 등 현재 실현할 수 있는 경쟁력 제고방안을 실천하는 것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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