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살충제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4344167827_310519.jpg)
【 청년일보 】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 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확산하자, 대형마트에서 방충·계절 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여름철 온도가 급증함에 따라, 하절기가 새로운 매출 '특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다양한 여름철 계절상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높은 온도와 습도, 해충 출몰 등으로 여름철 환경이 점점 가혹해지면서 조금이나마 시원하고 쾌적하게 보낼 수 있는 연관 상품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예년 여름보다 매출 성장세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실제 올 여름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수도권 전역에는 러브 버그가 대거 출몰하면서, 예년에 비해 여름나기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브 버그는 파리목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암수가 꼬리를 맞댄 채 함께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이와 같은 이름을 지니게 됐다.
중국 남부 지역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로 4∼5월, 9∼10월 발생하며, 국내에 발견되는 것은 해외 유입종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2년부터 서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떼를 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러브 버그는 도심과 주택가, 산림 등 환경에 상관 없이 무리 지어 나타나 차량과 사람에 달라붙거나 시야를 가리며 불쾌감을 주고 야외 활동에 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러브 버그는 두 마리가 붙어 떼로 몰려다니며 인간에게 달라붙는 데, 이 습성 자체가 혐오·불쾌감을 유발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유리에 붙어 안전 문제를 불러오기도 하고 사체가 쌓이면 산성을 띤 내장이 건축물과 자동차 등을 부식시키기도 한다. 식당, 카페, 편의점 등 영업장에 피해를 주어 매출 감소와 같은 실질적인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 업체에서는 방역·방충 용품 등 여름 관련 상품의 수요가 예년보다 크게 늘고 있다.
먼저 이마트에서도 해당 제품군들에 대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해충과 모기퇴치기 등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0.2% 급증했다. 방충망 테이프 등 시즌 보수용품 매출도 11% 늘었다.
방역·방충 용품 외에도 무더위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여름 계절 가전, 침구류 등에 대한 소비가 증가했다.
같은 시기 여름철 실내 악취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음식물 처리기는 246.6% 급증했고, 강력한 출력을 자랑하는 스탠드형 에어컨은 124.3% 더 팔렸다. 여기에 서큘레이터와 제습기 매출은 각각 48.3%, 28.1% 늘었다. 한편,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의 판매도 25.7%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유사한 매출 추이가 확인됐다. 업체 측에 따르면, 뿌리는 살충제인 에프킬라와 같은 일부 단품에서는 6월 14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와 함께 때이른 폭염으로 인해 옷의 땀 냄새나 각종 악취를 제거해 주는 섬유탈취제 상품군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롯데마트에서 섬유탈취제 상품군의 6월 한 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5% 상승했다.
홈플러스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6월 한 달간 방충·살충 관련 상품 판매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같은 기간 제습제 상품군의 매출이 17% 늘었다고 귀띔했다.
또한, 3월 말 이상고온 현상의 영향으로 여름 시즌가전 구매가 이례적으로 앞당겨지면서, 3월 한 달간 선풍기(197%), 제습기(59%)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하절기가 대형마트 업계에 있어 또 다른 '특수' 기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점차 일상화되는 더위와 습도 덕에 여름이 대형마트 업계에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제 최근 자체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6월 대형마트 3사의 방문객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온 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수년 전만 해도, 여름철이 특별히 대형마트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그러나 최근 외부 활동이 어려울 만큼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찾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마다 백화점을 방문하기에는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스럽지만, 대형마트는 외부 활동을 원하는 가족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며 "대형마트 업계가 이와 같은 주력 소비층을 고려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한다면, 여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한 학계 인사도 "특정 업계의 '성수기'라는 것은 결코 고정적이지 않으며, 계절적 요인 등 외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대형마트 업계에 있어 여름철은 그리 호의적인 환경은 아니었지만, 이 부분이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매장 입구나 전면에 소비자들이 여름철에 즐겨 찾는 다양한 상품을 다수 배치하고, 관련 상품 구색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유무형의 콘텐츠, 특히 F&B 구역을 백화점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